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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암 발병’ 장점마을 주민들 “KT&G도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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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암 발병’ 장점마을 주민들 “KT&G도 책임져야”

입력
2019.12.10 15:20
수정
2019.12.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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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KT&G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이 집단 암 발병의 원인이라며 KT&G의 공식사과와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KT&G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이 집단 암 발병의 원인이라며 KT&G의 공식사과와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100여명이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사옥 앞에 모여 회사 측에 암 발병 사태에 사과하고 피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장점마을에서는 인근 비료 공장에서 나온 발암물질로 인해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주민 22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14일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의 불법적 유해물질이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주민들은 비료 생산 업체가 KT&G에서 매입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불법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배출됐다며 KT&G 측 책임을 물었다. 비료 업체인 금강농산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2,242톤의 연초박을 KT&G로부터 사들였고 2017년 파산했다. 대책위는 KT&G가 “(해당 업체가) 연초박을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 적정하게 처리하고 있는지 확인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2001년 인근에 비료 공장이 들어선 뒤 열악해진 마을 환경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대책위는 “주민들은 참을 수 없는 악취 때문에 수차례 응급실에 실려갔다”며 “2017년 4월 공장이 폐쇄되기 전까지 17년 동안 주민들은 환경오염이라는 악몽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공장 폐수가 유입돼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등 “먹는 물과 농사용으로 사용했던 지하수는 발암물질로 오염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고도 밝혔다.

대책위는 이웃 마을이나 비료공장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그간 알려진 것보다 피해 규모가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환경부에 청원서를 제출하지 않은 옆 마을들과 공장 근로자까지 합하면 암에 걸린 사람은 수십 명에 이른다”며 “암에 걸리지 않은 주민들도 피부병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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