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24시]취업난 피하려 진학한 中 대학원생 수백 명 무더기 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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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취업난 피하려 진학한 中 대학원생 수백 명 무더기 퇴학

입력
2019.12.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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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변대 캠퍼스. 연변대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전역에서 대학원생 수백명이 무더기 퇴학을 당했다. 대학이 학사관리를 강화한 데 따른 결과다.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워 시간을 벌자는 심산으로 ‘가방 끈’을 늘리려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철퇴를 맞는 고학력자가 늘고 있다.

지난달 말 동북지역 지린(吉林)성 연변(延邊)대학은 대학원생 136명(박사과정 14명, 석사과정 122명)에게 퇴학 처분을 내렸다. 교칙에 정해진 재학 기간을 초과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중에는 2005년에 입학해 15년간 졸업하지 않거나, 2006년 입학한 53세 박사과정 연구생도 포함됐다.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대에서도 올해 대학원생 72명이 학교를 떠나야 했고, 중부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공대와 서부 닝샤(寧夏)후이족자치구 닝샤대에서도 각각 46명, 29명이 학적을 잃었다. 서부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저우대도 올해 44명을 쫓아냈다.

지난해 남부 광둥성 선전(深圳)대에선 132명의 대학원생이 학위를 받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나야 했다. 이후 올해 들어선 가히 중국 전역에서 대학원생들이 전례 없는 수난을 겪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대학원은 입학하기는 어렵지만 졸업은 쉬운 곳으로 통했다. 더구나 갈수록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졸업 후 원하는 직장에 바로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석ㆍ박사학위가 있으면 급여 수준도 더 높기 때문에 딱히 전문가가 되겠다는 열의가 없어도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력 인플레’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연구생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교육당국의 엄정한 학사관리로 논문 수준이 일천하거나 성적이 나쁜 대학원생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있다. 지난해 선전대 퇴학자의 74%가 여기에 해당하고, 올해에도 연변대ㆍ광저우대 등에서 학력 미달 대학원생들이 결국 학교를 떠나야 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대형사건도 잇따랐다. 지난 2월 배우 자이티엔린(翟天临)은 베이징(北京)대 경영전문대학원 박사 후 과정 합격통지서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논문 표절 사실이 들통났다. 지난 7월에는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의대에서 30대 초반 유부남 연구원이 20대 후반 박사과정 여학생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5편을 보낸 사실이 들통나 중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그럼에도 대학원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올해 대학원 지원자는 290만명으로 전년(238만명) 대비 52만명(21.8%) 늘었다.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시험 응시자(144만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숫자다. 2020학년도 지원자는 330만명으로 40만명(13.8%)이 더 늘었다. 학력 인플레와 엄정한 학사관리에 따른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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