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협 구미농협 나눔회장
경북 구미시 구미농협 직원들이 나눔문화 확산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해 8월 ‘구미농협 나눔회’를 결성하고 급여 일부를 모아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농협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구미농협에 따르면 구미농협 나눔회엔 직원 127명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들은 급여의 일정액을 월급날 선공제 형태로 기부한다. 1인당 매달 1만원 내외, 전체적으로 120만원씩 모인다. 연간 약 1,500만원에 이른다. 이렇게 모은 기금은 따로 적립하지 않고 연말에 관내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사업에 모두 지출한다.
백승협(52) 나눔회장은 “지역민의 사랑으로 성장한 농협이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적립한 기금은 전액 기부금으로만 쓰며, 기부처는 간사회의를 통해 도움이 가장 필요한 곳을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농협은 농민과 지역사회를 위한 조직이라지만 실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구미농협 나눔회 활동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운동에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어서 직원 대부분이 참여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영태 구미농협 조합장과 이 같은 취지 동감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구미농협 나눔회는 지난해 주민지원센터나 아이꿈터 등을 통해 쌀이나 기부금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는 도움이 필요한 곳을 발굴해 지원하는 직접지원 방식도 시도하고 있다. 원평동 취약계층에 대한 현금 지원이 대표적이다. 이 가정은 거동이 어려운 뇌성마비 1급 장애인 학생에다 보호자도 경제활동이 여의치 않아 도움이 절실한 상태였다.
백 회장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보면 또래 아이들과 비슷한 삶을 누려야 할 나이에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그러한 모습들을 보면 지역 농협으로서의 해야 할 역할이 아직 많이 있음을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회는 출범 때 많은 논의가 있었다. 기부 금액을 정률로 했지만 직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백 회장은 “기부는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집행에 대해서는 보여주기식 보다는 명확하고 투명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봉사활동을 하는 방안도 계획했지만 봉사가 아닌 기부로 방향을 전환한 것도 이 같은 우려에서 비롯됐다. 백 회장은 “농협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어려운 이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공하려 하고 있다”며 “앞으로 직원 인식 등이 좋아진다면 직접 봉사활동을 병행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지역 사회에 아직도 각종 행정적 제약으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많다”며 “이를 통해 지역 농협이 농민과 조합원 뿐만 아니라 일반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확대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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