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령 든 늙다리 소리 다시 들을 수도” 원색 비난 속 “연말 다가와” 美 압박 
북한 조선중앙TV는 10월 22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왼쪽)이 전날 열린 해외동포사업국 창립 60주년 기념보고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보도화면 캡쳐.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적대 행동을 하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북한이 9일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응수했다.

대미 강경파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이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7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한 사실을 발표한 뒤 반나절 만에 작성된 것으로, 대북 경고로 해석됐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북미 간 협상이 결렬되고 대북 제재가 강화돼도 문제 없다’고 응수한 것이다.

그는 또 “미국 대통령의 부적절하고도 위험성 높은 발언과 표현들은 지난 5일 우리의 경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망령든 늙다리’라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5일 언급했던 ‘늙다리의 망령’이란 표현을 되풀이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며 “트럼프는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하면 자기는 놀랄 것이라고 했는데 물론 놀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까지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군사적 행동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김 부위원장은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관계 회복에 나선다면 대화의 여지는 아직 열려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도 담화에서 “년말에 내리게 될 리의 최종 판단과 결심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며,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립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며 대화 여지를 두었다. 리 부위원장은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점점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잇달아 대미 담화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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