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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력매체들 “트럼프 탄핵하라”… 사설 통해 이례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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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력매체들 “트럼프 탄핵하라”… 사설 통해 이례적 압박

입력
2019.12.09 17:43
수정
2019.12.09 18:5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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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법사위 “주중 탄핵소추안 제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에서 열린 유대계 미국인협의회 전국 회의에 참석해 연설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할리우드=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에서 열린 유대계 미국인협의회 전국 회의에 참석해 연설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할리우드=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유력 매체들도 적극 가세하고 있다. 대부분 ‘탄핵이 정당하다’는 명시적 주장인데, 파장이 큰 정치적 사안에 가급적 중립을 유지해온 이전과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탄핵의 당위성을 입증하는 여론 형성을 통해 탄핵소추 권한을 쥔 의회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8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유력지 보스턴글로브는 6일자 사설에서 공개적인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제목부터 ‘대통령을 탄핵하라(Impeach the President)’는 직설적 요구였다. 사설은 탄핵조사를 수행한 하원 정보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트럼프의 직권남용 행위는 너무 심각하다. 2020년 대선이 다가오고 있지만 의회는 탄핵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도 7일 “이제 때가 됐다. 트럼프는 탄핵돼야 한다”는 내용의 편집위원회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시카고 선타임스 역시 지난주에 비슷한 사설을 게재했다.

미국의 언론매체가 공식 견해인 사설을 통해 탄핵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설을 관리하는 편집위는 통상 편집국과 별도로 운영하며 때때로 소유주의 입장을 반영하기도 한다. 때문에 기자들의 취재를 토대로 신문 수뇌부가 최종 판단을 내렸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물론 정치적 소신 노출이 언론의 역할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묻어난다. LA타임스는 “우리는 당파 투표가 뻔한 상황에서 공개적인 탄핵 지지가 걱정스럽다”면서 “하지만 트럼프가 정치적 이득을 목적으로 미국의 외교정책을 그르쳤다는 압도적인 증거를 제시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의 적극적인 탄핵 주장은 관련 절차가 빨라진 것과 무관치 않다. 탄핵소추안을 작성 중인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주중 소추안이 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추안 상정 뒤 금주 안에 법사위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법사위에서 소추안이 통과되면 민주당이 예상한 크리스마스 전까지 하원 전체 표결이 실시되고, 가결될 경우 진짜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상원의 탄핵심판이 시작된다.

이런 경향은 취임 초부터 줄곧 적대적 언론관을 견지한 트럼프가 자초했다는 분석도 많다. 보스턴글로브는 지난해 전국 350여개 신문사와 ‘반(反)트럼프 사설 연대’를 조직해 트럼프의 실정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지난주에 1면 사설로 탄핵을 옹호한 뉴욕데일리뉴스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비판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CNN은 “디지털이 각광받는 저널리즘 세계에서 사설의 존재 이유는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신문들은 충분한 시간과 지면을 할애해 정돈된 의견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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