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 모습. 뉴시스

서울에서 입주 5년 이하의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이 올해 처음으로 입주 3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 가격을 추월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규제로 재건축 기대 수익이 줄어들고 새 아파트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9일 부동산정보서비스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노후 아파트의 3.3㎡(1평)당 매매가격은 3,263만원, 신축 아파트는 3,530만원으로 나타났다. 노후 아파트 매매가격이 신축 아파트의 0.92배로, 신축 아파트 가격이 노후 아파트 가격을 넘어선 것은 실거래가 공개가 이뤄진 2006년 이후 처음이다. 그간 서울의 신축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2013년 1.42배에서 2014년 1.40배, 2015년 1.34배, 2016년 1.22배, 2017년 1.18배 2018년 1.06배 등 점차 격차가 줄어왔다.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고가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강남3구의 경우 신축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1.01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구축이 신축보다 1% 더 비싸다는 의미인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1.23∼1.26배를 유지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줄어든 셈이다. 마포ㆍ용산ㆍ성동구의 경우 신축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의 매매가가 0.89배로, 신축이 구축보다 매매가격이 높았다.

구축과 신축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거나 신축 우위로 역전되는 현상은 분양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재건축 아파트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자들의 신규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방 관계자는 “정부 규제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 수익성이 제한되자 유입 수요가 줄었고, 이는 (노후 아파트의)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반면 신축은 높아진 분양가로 입주 시점에 높은 거래가격이 형성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향후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가 시장에 나올 경우 집값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는 내년 4월 이후에나 나오는데다 적용 지역도 일부분에 그쳐 신축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안정되리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게 직방의 분석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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