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6년 국민이전계정 결과’] 
 27세부터 58세까지 ‘흑자 인생’… 나머지 기간엔 마이너스 기록 
 어릴 때는 주로 부모 도움으로 노년기엔 국가 덕에 적자 메워 
서울역에서 노인들이 지하철 1호선 열차에 타고 있다. 고영권 기자

우리나라 국민은 평균적으로 27세부터 노동 소득이 소비보다 많아지는 ‘흑자 인생’에 진입해 59세에 다시 적자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폭은 사교육 소비가 많은 16세에, 흑자폭은 노동 소득이 정점을 찍는 41세에 가장 컸다. 소득이 없는 유년기엔 주로 부모가, 노년기엔 국가가 적자를 메워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2016년 국민이전계정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이전계정이란 연령대별 소비 및 노동 소득 수준을 집계해 민간 소득과 정부 재정이 어떻게 이전, 배분되는지 나타낸 자료다. 개인 단위의 연령별 경제 활동에 대한 흑자ㆍ적자 구조는 물론, 세대간 경제 자원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번 국민이전계정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 국민은 0세부터 26세까지 소비가 노동 소득보다 큰 적자 상태에 머무르다 27세에 처음 흑자로 전환된 뒤, 59세부터 다시 적자 인생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세부터 57세까지가 흑자였던 2015년에 비해 흑자 기간이 1년 늘어난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고령층이 더 오래 노동시장에 머물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적자폭은 민간소비가 정점에 달한 16세에 1인당 2,867만원으로 가장 컸고, 흑자폭은 노동소득이 최고점인 41세에 1,435만원으로 최대였다.

1인당 생애주기적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연령대별로는 0~14세 유년층에서 130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노동 소득이 전혀 없지만 소비만 130조6,000억원이 발생해서다. 65세 이상 노년층의 경우 노동소득은 21조7,000억원인데, 소비는 114조1,000억원으로 집계돼 92조4,000억원 적자였다. 반면 15~64세 노동연령층은 820조4,000억원을 벌고 707조7,000억원을 소비해 유일하게 흑자(112조7,000억원)를 냈다.

소득이 없거나 소비에 비해 적은 유년층과 노령층은 정부나 가족 덕분에 소비를 유지했다. 유년층은 공교육, 보건 등 공공이전을 통해 58조원을 메웠고, 부모양육을 뜻하는 민간이전이 74조4,000억원이었다.

노년층 역시 보건, 연금 등 공공이전을 통해 54조8,000억원, 부모부양 등 민간이전으로 19조6,000억원을 보충했다. 이 연령층에서 얻는 이자, 배당 등 민간 자산재배분은 24조6,000억원이었다. 어릴 때는 가족의 도움을 주로 받지만, 나이가 들면 국가 지원이 중요해지는 셈이다.

이번 통계에선 사교육비가 가계 지출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도 다시 확인됐다. 1인당 민간 소비는 16세에 1,721만원으로 최대였는데, 민간 교육 소비가 758만원으로 가장 컸다. 실제 이 나이에 부모로부터 넘어온 민간이전 순유입 역시 1,872만원으로 전 연령을 통틀어 최대치였고, 민간이전 순유출이 가장 큰 시기는 부모 나이에 해당하는 45세로 1,104만원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민간 소비는 교육 소비에 따라 양상을 달리한다”며 “사교육 비용이 급증하는 시기에 소비와 이전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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