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회장을 이어갈 KT 차기 사령탑의 유력 후보군 공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KT는 9일 열린 이사 간담회에서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을 진행 중인 지배구조위원회로부터 37명의 후보자군 중 면접 후보자 명단을 보고 받았다. 12일로 예정된 정식 이사회에서 면접 후보자들이 공식적으로 확정되면 당사자 동의를 거쳐 외부 공개도 추진된다. KT 차기 회장의 면접 후보자 명단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KT의 이런 행보는 회장 선출 과정에서 꾸준하게 제기돼 왔던 ‘정치적 외풍’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선임된 회장과 관련해 항상 ‘외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황 회장이 그동안 꾸준하게 KT 수장 임명 과정을 투명하게 바꾸겠다고 강조해 온 이유다. 기존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에 있던 회장 최종 후보 선정 권한을 이사회로 옮기고 후보 심사 기준에 ‘기업 경영 경험’ 요건까지 포함시킨 배경 또한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KT 차기 회장 명단의 외부 공개 역시 투명성 강화 차원으로 읽힌다.
KT 회장 공모에 접수한 후보자는 총 37명이다. 지배구조위원회는 10월23일부터 2주에 걸쳐 공개모집과 전문기관 추천을 통해 30명의 사외 회장 후보자군을 구성했다. 4월부터 진행한 사내 회장 후보군 구성에선 개별 인터뷰 등을 통해 7명으로 압축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지난달부터 37명 후보군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고 유력 후보군인 면접 대상자 선정을 마쳤다.
지배구조위원회는 면접 후보자가 몇 명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KT 내부 후보자와 전직 KT 출신, 장관 출신 등 8~10명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12일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 심사 대상자 숫자와 명단이 최종 결정되는 것이 맞다”며 “다만 일정 변수에 따라 외부 공개 시점이 바뀔 순 있으며 실명 명단은 본인 동의를 거쳐 동의를 한 사람에 한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면접 후보자가 이사회를 통해 공식 결정되면 KT회장후보심사위원회가 다시 세부 검증을 거친 심사의견을 이사회에 보고한다. 이어 KT 이사회는 회장 후보자들 중 1인을 회장 후보로 확정해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KT 차기 회장은 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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