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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창리 시험 北, 아직 레드라인 안 넘어”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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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창리 시험 北, 아직 레드라인 안 넘어” 신중 모드

입력
2019.12.08 18:35
수정
2019.12.09 01: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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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北과 대화 열려 있다”… 美 국무부 입장은 나오지 않아

북한이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3월 2일 동창리 발사장을 위성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3월 2일 동창리 발사장을 위성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한미 양국은 8일 북한이 전날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공개한 데 대해 차분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않은 상황에서 즉각적이고 민감한 반응은 한반도 안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하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거나 별도의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차원의 공식 입장 발표도 없었다. 내부 및 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국방부가 “한미는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동창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의 활동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는 짤막한 입장을 낸 게 전부다.

이런 ‘신중 모드’는 북한의 군사 행보에 일일이 대응하다간 가뜩이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남북ㆍ북미 간 대화 복원에 오히려 악재가 될 지 모른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소한 언행이 북한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자칫 북측이 핵무력을 활용한 ‘새로운 길’을 선포하는 데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북한이 실시한 ‘중대한 시험’의 정체가 공개되지 않은 점도 우리 정부가 대응을 꺼리는 배경이 됐다. 북한의 이번 발표를 두고 ICBM이나 위성 우주발사체(SLV)에 필요한 고출력 신형 엔진시험일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구체적인 정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시험의 정체가 밝혀진 뒤 다음 단계의 전략을 내놔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8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북한이 만일 핵이나 ICBM 실험을 재개한다면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북한과의 대화는 언제나 열려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내 일은 지금 당장 벌어진 일에 집중하는 데 있는 만큼, 가상의 상황에 자세히 답하지는 않겠다. 우리는 필요하다면 오늘 밤 당장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이길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우리에겐 두 번째로 외교적 접근법이 있다. 한 번 지켜보자”며 “우리는 언제나 북한과 마주 앉아 비핵화 협상을 하길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 협상을 담당하는 미 국무부의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국무부는 지난달 28일 올 들어 13번째이자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북한의 발사체 도발 때도 “북한은 도발을 피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의무를 준수하라”면서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하는 원론적 대응에 그쳤다. 때문에 북한의 이번 시험 역시 ICBM 발사에 관련됐다는 세부 증거가 드러나지 않는 한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상황 관리에 주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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