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축구의 강등 좌절과 승격 부활은 모두 조덕제(54) 감독 손에서 이뤄졌다. 2015년 조 감독이 이끌던 수원FC에 승강플레이오프(PO)에서 져 눈물 흘렸던 부산은, 4년 뒤 조 감독 손에 이끌려 K리그1(1부리그)에 복귀하게 됐다. 4년 전 수원FC에 이어 올해 부산까지 승격에 성공시킨 조 감독은 ‘승격 청부사’란 별명까지 얻었다.
조 감독은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승강PO 2차전에서 경남에 2-0 승리를 이끌며 부산을 K리그1으로 올려놨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산 감독으로 부임한 그에게 주어진 특명은 오직 승격이었다. 4년 전 부산을 K리그2(2부리그)로 강등시킨 감독을 선임해 승격이란 과제를 맡긴 건 부산이 얼마나 승격에 목말라 있는지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부산은 2016년부터 내리 3년간 승격에 실패했음에도, 지원을 크게 줄이지 않았다. 김문환(24)과 이정협(28)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물론 호물로(24)를 지켜냈다. 여기에 노보트니(25) 등 탄탄한 용병을 들이고, 여기에 이동준(22) 등 정상급 신예들을 길러내며 승격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구단의 믿음과 지원에 대해 조 감독은 결과로 보답했다. 이번 시즌 K리그2 독주체제를 갖춘 광주에 밀려 우승엔 실패했으나 2위로 플레이오프에 선착, 무서운 기세를 보였던 안양을 1-0으로 가볍게 눌렀다. 이후 승강 플레이오프에선 K리그1 11위팀 경남에 1ㆍ2차전 모두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2차전 2-0 승리를 거두며 승격이란 결과를 얻어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제가 떨어드린 팀을 다시 올려놓은 건 아마 운명의 장난인 것 같다”면서도 “부산은 당연히 1부리그로 올라가야 한다는 팬과 미디어의 기대에 선수들이나 저나 압박이 커 매 경기 힘들었다”며 그간의 부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재작년 10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조진호 감독을 떠올리며 “(승격이)고인에게도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