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조정 따라 군 당국 폐쇄 결정
KTX 진부역 인근 등 지역개발 탄력
반세기 가까이 강원 평창군 진부지역 발전을 가로 막았던 비행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평창군과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진부면사무소에서 현장 조정회의를 갖고 진부비행장을 폐쇄키로 군 당국과 의견을 모았다고 8일 밝혔다. 진부비행장은 1973년 군 당국이 간첩, 무장공비 침투 등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해 헬기 이ㆍ착륙을 위해 마련한 예비작전기지다.
그러나 평상시 헬기가 거의 뜨고 내리지 않아 사실상 방치돼 왔다. 설치 근거 등 법적인 명분도 약해 주민들의 폐쇄 요구가 이어졌다. 더구나 이 비행장은 2017년 12월 KTX 개통으로 진부역(오대산)이 문을 열자 역세권 개발을 가로 막는 주범으로 인식돼 왔다. 이에 2014년 이후 세 차례나 이뤄지는 우여곡절 끝에 폐쇄가 결정됐다.
국민권익위 조정안에 따라 육군 36사단은 진부비행장을 폐쇄한 뒤 매각 등 후속조치를 취하고, 평창군은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항공 자동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할 토지를 제공키로 했다. 육군은 늦어도 2025년까지 평창군 제공 부지에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권태성 권익위 부위원장은 “여러 차례 조정회의 끝에 장기 민원에 마침표를 찍게 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영월군은 “진부비행장 부지는 KTX 진부역과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IC)에서 반경 1㎞ 이내에 자리한 곳인 만큼 지역발전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국민권익위는 진부비행장과 같은 전국 33곳의 헬기 예비기지에 대한 관리와 활용 실태 등에 대해 기획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국방부와 합참은 33곳 가운데 군사 작전상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진부비행장 등 17개 기지를 폐쇄키로 결정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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