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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담당 주미 英외교관 사임… “정부의 당파적 요구 못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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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담당 주미 英외교관 사임… “정부의 당파적 요구 못 견뎌”

입력
2019.12.0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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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정부 비판… “솔직하지 않고, ‘반쪽 진실’ 퍼뜨리도록 해”

알렉산드라 홀 홀 주미 영국대사관 브렉시트 수석 특사. 영국BBC 방송 캡처
알렉산드라 홀 홀 주미 영국대사관 브렉시트 수석 특사. 영국BBC 방송 캡처

미국에서 근무하던 영국 고위급 외교관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관련한 문제로 사임했다. 영국 정부로부터 ‘정직하지 않은, 당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며, 이를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다는 이유다.

6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알렉산드라 홀 홀 주미 영국대사관 브렉시트 수석 특사가 마이클 테이섬 주미 영국 부대사에게 최근 제출한 사직서를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사임 서한에서 홀 홀 수석특사는 “내가 신뢰하지 않는 정부를 대표해 ‘반쪽짜리 진실(half-truths)’을 퍼트리는 것보단 더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삶의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수석 특사로서 그의 업무는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의 관점을 백악관 및 미 의회 당국자들에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 업무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녀야 하는데도, 본국 정부는 명백히 당파적인 이야기를 미국 측에 전달하도록 요청했다고 홀 홀 수석특사는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으로 견딜 수 없고, 직업적으로도 옹호받을 수 없게 됐다”고 괴로움을 표했다.

특히 영국 정부가 자국민에게조차 브렉시트 관련 정보를 솔직하게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사직서에 담겼다. 홀 홀 수석특사는 영국의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우리 앞에 있는 선택지들이 갖는 영향력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고, 솔직하지 못한 주장을 펼친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이어 “국내에서도 민주주의와 법치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외국에서 이런 가치를 전파하는 우리 업무도 훨씬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다만 홀 홀 수석특사는 자신의 사임 결정이 브렉시트에 대한 개인적인 지지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렉시트 관련 정책의 시행 방식에 동의할 수 없어 사임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임 결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영국 조기 총선(12월 12일) 결과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되는 걸 막기 위해, 바로 지금 물러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홀 홀 수석특사가 다음주 중 대사관을 떠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은 “홀 홀 수석특사가 사임 서한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 등 영국 지도자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정치를 특징 짓는 분열적 수사(rhetoric)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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