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연서 또 청년 감수성 논란... 워라밸 중시 이해 부족 “52시간 과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서울대 강연에서 “주 52시간으로 근로 시간을 줄이는 건 아직 과도하다”며 “대한민국은 좀 더 일해야 하는 나라”라고 말했다. 청년수당에 대해서는 “있으나마나 한 복지”라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층 공략에 나서겠다는 황 대표가 여전히 청년을 이해하는 감수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별강연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하며 “정부가 ‘주 52시간제를 지켜라, 안 그러면 처벌하겠다’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그런 나라는 없다”며 “젊은 사람들은 애들 키우고 돈 쓸 데가 많아 일을 더 해야 하는데 (주 52시간제가) 그걸 막아버린 것”이라고 했다.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근로시간 단축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전제하기는 했지만 ‘워라밸’(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요즘 청년층의 경향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황 대표는 또 “(청년수당을) 생활비로 써버리거나 밥 사먹는 데 쓰거나 하는데 그것은 있으나마나 한 복지”라며 “쓰고 없어지는 복지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데 쓰이는 맞춤형 청년 복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말한 청년수당은 고용노동부가 미취업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이다. 대학생들이 취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인식될 여지가 있다.
황 대표의 ‘청년 감수성’ 논란이 빚어진 건 처음이 아니다. 평일인 지난달 20일 오후 2시에 청년 토론회를 여는 바람에 “정상적으로 사회 생활하는 청년들은 오지 말라는 거냐”는 질책을 당했고, 앞서 올 6월 숙명여대 특강에서도 ‘스펙 없이 취업에 성공한’ 청년 사례로 자기 아들 사례를 거론해 무신경하다는 빈축을 샀다.
이날 강연이 황 대표가 2일 단식 투쟁에서 복귀한 뒤 나선 첫 외부 일정이었는데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왔다. 황 대표는 당시 복귀 일성으로 “국민은 한국당이 다시 태어나길 간절히 바란다고 확신했다. (단식 동안) 그간 너무 태만했다고 반성했다”고 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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