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관계자 “10% 분량이 가필·첨삭” 
 靑 “추가한 비위 사실 없다” 주장과 차이 
 사실일 땐 선거 개입 하명 수사 의혹 커져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6일 송병기 울산 부시장 울산 자택을 압수수색한 후 압수물을 들고나오고 있다. 송 부시장은 이른바 '하명수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청와대 행정관에게 처음 제공한 인물이다. 울산=연합뉴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부터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관련 제보를 받은 문 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첩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일부 내용을 가필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청와대가 4일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문 전 행정관은 제보받은 내용을 일부 편집ㆍ요약 정리했다. 새로 추가한 비위 사실은 없다”고 설명한 것과는 사실 관계가 다른 내용이다.

6일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문 전 행정관은 2017년 10월 송 부시장으로부터 스마트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받은 김 전 시장 관련 제보를 첩보 문건으로 정리하면서 일부 사실을 추가했다. 이 관계자는 “첩보 문건 중 약 10%의 분량이 가필, 첨삭된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문 전 행정관이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최초 제보에 내용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4일 “문 전 행정관의 제보 수정은 중복된 내용, 난삽한 표현을 정리한 것으로, 맥락을 보기 쉽게 정리하는 수준이었다”고 했었다. 이는 ‘송 부시장의 SNS 제보에 없었던 내용이 새롭게 추가되지는 않았다’는 뜻이어서, 청와대의 허위ㆍ부실 해명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문 전 행정관은 상부의 지시가 아닌 자신의 판단에 따라 첩보를 수정한 것으로 청와대는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적 선거 개입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지만, 문 전 행정관이 무슨 의도로 첩보를 고쳐 썼는지와 어떤 내용을 추가했는지가 의혹을 규명할 핵심으로 남았다.

문 전 행정관의 가필 내용에 시중에 공개되지 않은 비리 의혹 등이 포함돼 있을 경우, ‘김 전 시장을 낙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더 커지게 된다. 가필 내용에 김 전 시장 비위에 대한 법리 검토 의견 등이 포함돼 있는지도 앞으로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2017년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데스크였던 문 전 행정관이 현역 광역단체장 비리 관련 제보를 ‘단순 정리’해서 상부에 보고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문 전 행정관이 법리 적용 의견을 추가한 건 아니다”며 검찰 수사에서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청와대는 필요할 경우 송 부시장의 최초 제보 자료와 문 전 행정관이 정리한 첩보 문건을 검찰에 제출할 방침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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