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2004년 삼보일배 이후 무릎 건강 악화
‘언제든지 발로 뛰는 국회의원’ 메시지도
“이제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민심을 하늘 같이 받들어 국민을 따뜻하게 보듬어달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해 5월 21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사실 추 후보자야말로 평소 운동화 차림으로 유명하다.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을 당시 정장에 검정색 운동화를 신은 모습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이듬해 3월에는 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공명경선 선언식에서 민주당 대선주자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해 나란히 똑같은 운동화를 신어 보였다. 이외에도 정장에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 종종 목격되는가 하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날처럼 편안한 단화를 신기도 한다.
추 후보자가 정장에도 운동화를 신을 수밖에 없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고 불릴 정도로 강인한 이미지를 지녔지만, 2004년 ‘삼보일배’ 이후 다리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추 후보자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사죄 차원에서 2박 3일 동안 광주 금남로에서 5ㆍ18 망월동 묘역까지 15㎞를 삼보일배했는데, 이때 무릎 건강이 악화됐다.
겉보기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무릎 연골이 상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등산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이때부터 주로 운동화를 신고, 격식을 차려야 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단화를 신고 있다.
장관 후보자 지명 당일인 5일 착용했던 단화는 추 후보자가 오랫동안 즐겨 신은 신발 중 하나다. 지난해 5월 ‘혁신성장 보고대회’와 9월 민주당 대미특사단장 자격으로 미국에 방문했을 때도 이 신발을 신었다. 이 외에도 같은 신발을 신은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되기도 했다.
다리가 아프다고 특수 제작된 신발을 신는 건 아니다. 첫 지역구(서울 광진을)에서 내리 5선을 할 만큼 지역구 관리에 철저해 신발도 주로 지역구 내 상가, 시장 등지에서 사서 신는다고 한다. 지역구를 다니다가 편안한 신발을 발견하면 구매하는 식이다. 5일 신었던 신발도 시중에서 판매하는 평범한 신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단순히 편하거나 무릎에 덜 무리가 간다는 이유에서 운동화를 신는 것은 아니다. 추다르크라는 별명답게 언제 어디서든 달려가겠다는 마음가짐에서 운동화를 신기도 한다. 추 후보자의 한 측근은 6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지역구에 다닐 때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데에는 ‘언제든지 발로 뛰는 국회의원, 혹은 문제가 있거나 민원이나 민생이 필요하면 달려가는 국회의원’이라는 메시지도 포함돼 있다”고 귀띔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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