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무대를 밟게 된 장슬기(25)가 “기쁘고 설레면서도 책임감도 느낀다”며 유럽무대 진출 소감을 밝혔다. 한국 여자축구 수비수가 유럽 무대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여자 축구의 주축으로 활약해 온 장슬기는 최근 스페인 여자축구 1부리그인 프리메라 디비시온의 마드리드 CF 페메니노 입단을 확정했다. 장슬기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대비해 훈련 중인 울산 방어진체육공원 축구장에서 6일 취재진과 만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서 스페인 리그에 한국 선수가 많이 나오게 하고 싶다”고 했다.
2015년 일본 고베 아이낙에서 데뷔해 이듬해부터 WK리그 인천 현대제철에서 뛴 장슬기에게는 첫 유럽 무대 도전이다. 그는 “(웨스트햄에서 뛰는)조소현 언니가 후배들이 해외에 많이 나갔으면 좋겠다고 어필할 때 알아채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왜 더 어릴 때 나가지 못했나’ 하는 후회가 들더라”면서 “더 어린 선수들은 후회하지 말고 지금 빨리 나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잉글랜드 출신이지만, 독일에서 경험이 풍부한 콜린 벨 국가대표 감독은 장슬기에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조언으로 ‘언어’를 꼽았다. 벨 감독은 “언어가 뒷받침되면 현지에서 훨씬 더 수월하게, 빠르게 적응하고 녹아들 수 있다”며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건 어렵지만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벨 감독 역시 부임 이후 한국어 배우기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장슬기는 “매일 큰 소리로 외치며 스페인어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영어보다 어렵더라”면서 “일단 축구로 먼저 보여주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스페인으로 가기 전 출전하는 동아시안컵에 대해선 “새로운 감독님과 함께 나서는 첫 대회”라며 “한국에서 열려 부담감도 있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목표는 ‘전승’이라고 밝혔다. 여자축구 대표팀은 동아시안컵에서 10일 중국(구덕운동장), 15일 대만(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17일 일본(구덕운동장)과 대결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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