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자녀를 두고 일하는 여성(워킹맘)의 고용률이 소폭 개선됐지만, 초등생 자녀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ㆍ고등학생 자녀를 둔 여성은 취업에 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어릴수록 취업이 더 힘들다는 통념과 반대다. 도ㆍ소매업, 음식점업 등 불황으로 경력단절 기간 이후 40대 여성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자녀별 여성의 고용지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15~54세 기혼 여성 496만명 가운데 취업자는 282만7,000명이었다. 취업자 수가 전년(287만1,000명) 대비 줄었지만, 전체 인구와 경제활동인구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해 고용률(57.0%)은 0.3%포인트 증가했다.
자녀 수가 많을수록, 또 나이가 어릴수록 일하는 여성의 비중은 낮아졌다. 워킹맘의 고용률은 자녀가 1명일 때 58.2%, 2명은 56.5%, 3명 이상은 53.1%였다.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여성의 취업 비중은 49.1%로, 7~12세 자녀를 둔 여성(61.2%)이나 13~17세 자녀를 둔 여성(66.1%)에 비해 크게 낮았다.
하지만 증감 추이는 반대로 움직였다. 6세 이하와 7~12세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1.4%포인트씩 상승한 반면, 13~17세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2.0%포인트 하락했다. 영유아ㆍ초등생 어머니의 고용만 전년보다 개선되고, 중ㆍ고등생 어머니의 취업은 더 부진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자녀 연령 7~12세와 13~17세에 해당하는 여성의 고용률 격차는 1년 사이 8.3%포인트에서 4.9%포인트로 급감했다.
취업자 규모도 마찬가지였다. 자녀 연령이 7~12세인 여성 취업자는 94만7,000명으로 5만3,000명 증가했다. 반면 13~17세 자녀를 둔 여성 취업자는 전년 대비 8만4,000명 줄어든 80만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13~17세 자녀를 둔 여성은 대부분 40대인데 지난해 40대 고용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도소매업과 숙박ㆍ음식점업 일자리가 줄면서 경력단절 뒤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40대 여성의 고용이 특히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 수준은 다소 개선됐다. 월급 100만원 미만이 10.2%, 100만~200만원이 33.1%를 차지해 200만원 미만 비중(43.3%)은 지난해보다 5.8%포인트 줄었다. 월급이 200만~300만원(29.5%) 300만~400만원(14.2%) 400만원 이상(13.0%)인 워킹맘 비중도 전년과 비교해 각각 4.2%포인트, 0.4%포인트, 1.2%포인트 증가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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