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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빵 건강한 빵 ‘최춘이오미빵’으로 행복을 분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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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빵 건강한 빵 ‘최춘이오미빵’으로 행복을 분양합니다”

입력
2019.12.0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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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춘이 봄이네 대표

최춘이 봄이네 대표가 지난 시절을 얘기하며 밝은 미소를 띠고 있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최춘이 봄이네 대표가 지난 시절을 얘기하며 밝은 미소를 띠고 있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봄이네 최춘이오미빵은 방부제, 유화제, 색소 등 인체 유해한 요소는 배제해 임산부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착하고 건강한 먹거리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봄이네 최춘이오미빵은 방부제, 유화제, 색소 등 인체 유해한 요소는 배제해 임산부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착하고 건강한 먹거리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지난달 5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1인 창조기업인의 날’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행사에서 봄이네(대표 최춘이)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최춘이(60) 대표는 문경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를 활용하여 오미자 빵과 잼을 생산하여 캐나다, 미국 등으로 수출하여 1인 창조기업의 선도적 역할을 한 내용으로 기업 사례 발표를 했다.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민과 상생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봄이네는 ‘최춘이오미빵’을 생산ㆍ판매한다. 오미빵의 주 재료인 오미자, 팥, 계란 등은 문경지역 최상급 생산물을 사용한다. 오미자는 계약재배를 통해 오미자 생산농가의 소득을 보장한다. 취약계층 고용기업으로 2019년 기준 10명 중 55세 이상의 취약계층 6명(60%)과 청년 3명을 고용했다. 장애인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매년 15~20명씩 5주간 장애인과 함께하는 제빵, 제과 기능교육을 무료로 실시하며 취업의 기회도 제공했다. 소통과 진로교육 서비스의 일환으로 유치원, 초·중·고 및 성인을 대상으로 오미빵, 오미자쿠키, 오미자칼국수 등 9종류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여 2018년에는 1,523명, 2019년에는 3,500명의 체험학습을 추진했다. 매년 매출액의 5~10%를 요양원, 경로당,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최대표는 사회적 기업의 소명과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대표는 2015년 경북 문경읍에서 개인기업을 설립했다. 2016년 경북테크노파크 ‘장년창업자 1인 CEO 활동우수상’ 선정, 2017년 대구테크노파크 ‘장년 1인 CEO활동 우수상’ 수상, 문경시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 입주기업 선정, 2017년 법인 전환, 미국, 캐나다 오미빵 수출 및 2018년 농촌융복합산업(6차 산업)인증,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상 수상 등 공로를 인정받았다. 2019년에는 사회적 기업 인증과 베트남 오미자잼 수출, 오미자잼 재료 조성 비율 발명특허 3개 획득 등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빛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최대표가 여기에 오기까지는 쉬운 여정이 아니었다. 그는 대구교육대학을 졸업했다. 22세부터 55세까지 34년 6개월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퇴임 후 문경의 자연환경에 반해 삶의 터를 잡았다. 천성이 부지런한 최대표는 문경의 특산품 오미자를 보고 문득 교직생활에서 가장 아쉬움으로 남았던 부분을 떠올렸다. 학교 앞 불량식품에 노출된 아이들의 먹거리였다. 그는 “오미자로 건강한 웰빙간식을 만들자. 돈을 번다면 소년소녀가장을 돕고 마지막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죽자!”고 결심했다. 보람된 인생2막을 꿈꾸며 2015년 8월 4일 문경읍에 작은 빵가게를 열었다.

최춘이(왼쪽 다섯 번째)대표가 작년 12월 23일 문경시 장애인 복지관에 오미빵 100박스를 기부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봄이네 제공
최춘이(왼쪽 다섯 번째)대표가 작년 12월 23일 문경시 장애인 복지관에 오미빵 100박스를 기부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봄이네 제공
최춘이 대표가 7월 22일 청도초등 돌봄 교실에서 오미빵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봄이네 제공
최춘이 대표가 7월 22일 청도초등 돌봄 교실에서 오미빵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봄이네 제공

“수제 빵이라 혼자서 만들기가 쉽지 않았어요. 동네 사람들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했는데 솜씨가 뒤죽박죽이었지요. 판매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수준이었어요. 구워서 전부 이웃에게 나눠줬지요.”

사업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타지인의 문경 귀촌에 대해 이웃의 눈길이 곱지 않았다. 타사 빵제조업체와 동네 중년여성들의 시기와 질투, 도를 넘는 간섭과 괴롭힘으로 매일이 고난의 연속이었다. 최상의 재료만 쓰다 보니 원가가 너무 높았고 제품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1년이 지났다. 재료비, 인건비, 가게세가 누적되었다. 적자는 늘어가고 빚은 쌓여갔다. 현금은 물론이고 부동산 등 전 재산을 팔아서 투자했다.

“여기서 그만둬야 하나, 계속 해야 하나, 밤새 고민했어요. 여자 혼자서 타향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2016년, 친한 언니에게 가게를 맡기고 돈을 벌기 위해 다시 학교강사로 뛰었다. 문경에서 영덕원황초등학교까지 하루 3시간 반씩 운전을 했다. 4일간의 학교근무 후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밤낮으로 빵을 만들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입지조건이 좋지 않았던 뒷골목 빵집은 전 재산만 날리고 문을 닫을 형편이었다.

어느 날 이웃집 온천주인이 와서 “온천건물에 와서 장사해 보실래요?”라고 제안을 했다. 구미가 당겼지만 돈이 없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 여기서 멈출 수는 없어. 승부를 걸자!”

아는 동생에게 1억 5천만 원을 빌렸다. 그동안의 고생도 고생이었지만 새 가게의 인테리어, 기구설비 등 공사기간 동안에도 너무 많은 신경을 썼다. 온몸에 고통이 엄습했다. 나른하고 무기력하고 밥맛도 없었다. 그러나 자신을 추스를 여유도 없었다.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17시간 이상을 일하며 연중무휴로 근무했다. 단골손님 확보를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버텼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요. 하루 매출 2~3만 원에서 6개월이 지나니 30만으로 성장했습니다. 매출이 점점 상승세를 탔습니다. 창업이래 처음으로 보람을 느꼈지요. 아파서가 아니라 기뻐서 펑펑 울었습니다.”

봄이네 카페에서는 지역 특산물 판매 공간을 넘어 지역민의 문화소통 공간의 기능도 함께 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작은 음악회를 개최했다.

최 대표는 현재 다양하게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2017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캐나다(토론토, 밴쿠버)와 미국(시애틀, 뉴욕, LA)에 총 6회에 걸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최고급 등급의 오미자를 2~3년간 숙성시킨 후 황금비율로 재료를 배합해서 발명특허를 취득한 오미자 잼은 2019년 1월 베트남에 수출해서 시장 테스트를 거쳤다.

“비록 소규모지만 2016년부터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습니다. 2021년 문경 고속전철이 개통되면 더 큰 성과가 기대됩니다. 앞으로 사회적기업의 모범이 되도록 혼신이 힘을 다할 것입니다. 내 나이 60세가 넘었지만 아직도 꿈을 꾸고 있습니다. 꿈을 향하여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강은주 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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