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가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한 ‘정치참여 금지’ 조항이 담긴 정관변경 허가 요청을 스스로 철회했다.
소공연은 5일 임시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관 개정 총회의결에 관한 사항’을 안건에 회부해 결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소공연은 소상공인의 모든 정치 관여를 금지하는 정관 제5조를 삭제하는 안을 지난 7월 의결하고 중기부에 정관 변경을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법정 경제단체가 직접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건 소공연이 처음이었다.
이어 소공연은 9월에 민주평화당과 정책 연대를 통한 ‘약자동맹’을 선언하며 창당 의사를 공식화했고 지난 달 ‘소상공인당 중앙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어 창당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이 같은 소공연의 노골적 행보에 중기부는 심사 숙고하겠다며 표면적으로 중립을 표방했지만 내심 당혹스러운 눈치였다. 정관 개정이 법적 효력을 발휘하려면 중기부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국정감사에서 “소공연의 정치 활동은 선거법에 위배된다”고 말하는 등 몇 차례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그러나 소공연이 정관 개정을 자진 철회하면서 중기부는 별도로 정관 개정 여부를 심사할 필요가 없게 됐다.
소공연이 갑작스럽게 정치세력화를 포기한 건 일부 회원사들의 반발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관 개정 철회와 함께 소공연 내에서 창당 준비를 이끌었던 강계명 창당준비위원장이 이사를 자진 사퇴했다.
한편 중기부도 소공연의 결정을 반겼다.
박 장관은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송년의 밤’에서 “소공연이 정치 활동하겠다고 했던 것을 철회한다고 들었는데 잘하신 결정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기부가 부로 승격하면서 소상공인이 새로운 경제 주체로서 하나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그 과정 속 연합회가 공공이익을 위해 대표성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장관은 “소공연은 현재 62개 단체가 가입한 명실상부한 법정 단체”라며 “소상공인기본법이 올해 안 본회의를 통과해 소상공인이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경제주체라는 것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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