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논란’ 당내 동요 의식 제스처
26조엔 초대형 경제대책도 내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밤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 7개 계파 사무총장과의 회동 자리에서 “여기 있는 모두가 포스트 아베”라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5일 보도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이하 벚꽃 모임)’ 논란으로 뒤숭숭한 당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도쿄의 한 초밥집에서 이뤄진 회동에서 아베 정권 이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같은 발언을 내놨다고 회동에 참석한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총무장관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특히 “여러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평상심을 가지고 분발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네모토 다쿠미(根本匠) 전 후생노동장관,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당 행정개혁추진본부장 등 당론에 대한 영향력이 적잖은 인사들이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4월 공적 행사인 ‘벚꽃 모임’에 자신의 지지자들을 대거 초청한 것으로 최근 드러나며 논란에 휩싸였다. 그 여파로 한달 새 아베 내각 지지율은 48%에서 42%로(마이니치신문) 급락 중이다.
중의원 해산 시기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의 전권 사항이라면서도 “빠른 편이 좋다”는 의견이 이날 회동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가에서는 벚꽃 모임 논란이 지속될 경우 아베 총리가 국면 전환을 위해 내년 초 중의원 해산 뒤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5일 임시 각의(閣議ㆍ국무회의)를 열어 사업 규모 26조엔(약 284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경제대책을 발표했다. 5조엔대 경제대책이 나올 것이란 당초 관측을 훨씬 상회하는 규모의 돈을 풀겠다는 것으로 이 역시 벚꽃 모임 논란으로 인한 정치적 타격을 만회하려는 아베 총리 의중이 담겼다는 평가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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