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기지 출신에 인사처 수습직원 신분 설정
EBS 캐릭터 펭수가 인기를 끌자 정부 부처들이 펭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장 먼저 보건복지부가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와 협업해 영상을 제작한 데 이어 외교부는 펭수 섭외에 성공해 ‘2019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홍보했다.
이번엔 펭수를 패러디한 캐릭터까지 등장했다. EBS 연습생이 콘셉트인 펭수처럼 인사혁신처 수습직원인 ‘펑수’가 그 주인공이다.
인사처는 4일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펭수 성공기에 자극받은 다른 한 펭귄이 인사혁신처의 수습직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세종시나 인사처 행사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반갑게 인사해달라”고 펑수를 공개했다. 지난달 ‘인사처 TV’ 유튜브 채널에선 “펭수를 생각하며 만들었다”며 펑수 탄생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펑수는 뽀로로와 펭수의 성공기를 보며 꿈을 안고 한국에 온 펭귄으로 설정돼 있다. 남극 세종기지 출생이라 세종시라는 명칭에 동질감을 느껴 이곳에 있는 인사혁신처에 자리를 잡게 됐다고 한다. 수습직원인 탓에 수습 기간이 끝난 후 평가와 심의를 거처 정식 임용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펑수는 노란 헤드셋을 착용한 데다 노란 부리, 작고 동그란 눈동자를 갖고 있어 펭수와 전체적으로 모습이 유사하다. 그러나 펭수와 달리 눈썹이 있어 앵그리버드같은 인상을 풍기기도 하고, 노란 고무장갑을 끼고 있어 B급 감성을 저격한다.
해당 캐릭터가 공개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펑수 세종에서 이동할 때 위치 공개해달라”(su****), “세종시 옆 동네도 와달라”(if****), “새로운 최애캐(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로 등극할 인사처 펑수”(ok****) 등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펑수) 만나면 돈 뺏길 것 같다”(bo****), “중국산이냐”(ji****), “우리 펭수 돌려내라”(go****), “엄마가 펭수, 아빠가 앵그리버드냐”(al****) 등 펑수의 외모를 지적했다. 특허청 공식 계정은 펑수를 소개하는 인사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위조상품 신고는 1666-6464. 펑빠(펑수 바이)”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펑수는 인사처가 주최하는 공직박람회를 홍보하려는 목적에서 단발성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그러나 인사처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인사처 펭수 기획 담당자는 5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부처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펑수 덕에 저희 존재를 알게 되고, 거기에 반응까지 해주셔서 그 자체로 감사하다”며 “여론에 따라 펑수를 계속 활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