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장 측 “공약 설명차” 해명 불구 靑ㆍ출마자 간 협의 자체가 부적절 지적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제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의 핵심 관련자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2018년 6월 시장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관계자를 직접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 시장 측은 “당시 후보였던 송 시장의 정책 공약을 설명하기 위해 청와대 관계자를 찾은 것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관계자가 후보자를 만나 정책공약을 협의했다는 것 자체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울산 지역 법조계와 정가에 따르면, 송 시장은 송 부시장, 울산시 정무라인 핵심 관계자 정모씨 등과 함께 지난 해 1월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송 시장 일행이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만난 인물은 정무수석실 산하 균형발전비서관실 소속 A씨였다. 균형발전비서관실은 추후 자치발전비서관실로 통합됐다. 당시 동행했던 정씨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민주당 당직자 출신인 송 시장이 직접 자리를 만들었고, 울산 공공병원 등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인 공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청와대 측과의) 공약 조율 보다는 우리 측에서 설명하는 자리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송 시장 일행은 이에 앞서 2017년 10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연말에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을 각각 장관 집무실에서 만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송 시장 측은 이 자리에서도 울산시장 선거공약을 설명, 협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관들을 만나는 자리에도 동행한 정씨는 “공약 수립에 도움을 받기 위해 한 시간 정도씩 만났다”면서 “선거 공약이 모두 이행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울산 정가에선 당시 송 시장 측과 청와대 및 관계 장관들과의 만남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송 시장 측은 여권 후보자의 프리미엄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야당 후보 입장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선거캠프 발족에 앞서 여권 후보자가 청와대 등의 정권 핵심 인사를 두루 만나고 다니는 것 자체가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여지도 없지 않다. 당시 송 시장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지역 정가에서 알려져 “송 후보자의 당선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파다했다. 울산 정치권 관계자는 “송 시장 측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청와대에 공공병원 등 공약 수립과 발표할거니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해놓은 상태’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송 시장 일행이 청와대 관계자 및 관계 장관의 도움으로 유리한 공약을 만들고 홍보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광역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정권 차원에서 후보자 공약 수립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정가 사정에 밝은 법조계 관계자는 “민선 시장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공약 수립 및 실행 여부를 놓고 정권과 특정 후보 간의 조율 및 교감이 이뤄졌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책 조율뿐 아니라 상대 후보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 비리를 겨냥한 경찰 수사를 협의했을 수 있다는 의심의 시선도 나온다. 이와 관련 송 부시장은 이날 해명 기자회견에서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시장 선거를 염두하고 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울산=김진웅 기자 woong@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