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10ㆍ19여순사건 당시 비극적인 현장을 담은 사진집이 첫 출간돼 공개된다. 사진집은 여순사건 당시 미국 라이프지의 종군기자였던 칼 마이던스(1907~2004)가 찍은 사진을 도록으로 만들었으며 6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여순사건 진상조사와 희생자ㆍ유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되기를 바라는 여수ㆍ순천지역 주민들의 뜻을 이뤄내고 여순사건의 올바른 이해와 공감대 형성, 현대사 연구자에게 학술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사진집을 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집은 칼 마이던스가 여순사건을 취재한 사진 329점 가운데 98점을 골라 엮었다. 책명은 ‘1948, 칼마이던스가 본 여순사건’, 영문명은’‘1948, Yeosu-Suncheon Uprising taken by Carl Mydans’로 216쪽의 변형 46배판이며, 연구소가 편역하고 도서출판 지영사에서 출판했다.
도록에는 취재 동선을 따라 진압군의 작전회의 및 이동, 전투, 시민 피난 모습, 미군과 국군 14연대, 협력 혐의자를 색출해 학살하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5개 주제별로 재구성했다. 사진별 상황설명을 영문과 함께 수록했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6개월간의 현장 고증을 거쳐 편집한 내용으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학술 연구자료로 평가 받는다. 공개된 사진 도록은 라이프 타임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국내ㆍ외에서 처음 공개된다.
연구소는 이 사진집을 국회의원 300명에게 1권씩 전달하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올라 있는 여순사건특별법안 심의와 본회의 통과를 요청하기로 했다. 현재 여순사건특별법은 정인화ㆍ이용주ㆍ윤소하ㆍ주승용ㆍ김성환 의원의 대표발의로 상정돼 있다. 전체 의원의 46.8%인 138명이 동의했지만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서 1년째 묶여 있다.
여순사건유족협의회는 출판기념회에 앞서 이날 오후 1시 국회 정론관에서 여순사건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연다. 회견에는 여수ㆍ순천ㆍ광양ㆍ구례ㆍ고흥ㆍ보성ㆍ서울 등 7개 유족회가 참여해 특별법 관련 입장을 낼 예정이다.
이영일 여수지역사회연구소장은 “20대 국회에서 자칫 자동폐기 될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진 도록 출판을 계기로 여순사건특별법 제정이 다시 관심을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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