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예산 87% 더 푼다”
지난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한국 5G 스마트폰과 장비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국내 5G 가입자는 434만명을 돌파해 가입자 기반 규모가 미국(10만1,000명), 중국(87만명)에 앞서있다. 하지만 미국은 2,750억달러 대규모 투자, 204억달러 5G펀드 조성 등을 준비 중이며, 현재 5G 특허 점유율 1위인 중국은 내년이면 5G 가입자만 2억명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초기 성과에 안주할 게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치열한 경쟁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통신망 및 장비 구축, 5G 스마트폰 출시 등 인프라 구축과 생태계 조성 기반에 집중했던 5G 정책을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전략 산업 육성으로 넓혀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5G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리고 5G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주파수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제2차 범부처 민ㆍ관 합동 ‘5G플러스(+) 전략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5G+ 전략위원회는 5G 신산업 육성 계획을 범국가적 체계로 추진하기 위해 출범한 조직이다. 이번 전략위원회에선 그간의 성과 공유와 내년 주요 추진 전략 등이 논의됐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한 5G 스마트폰과 장비 시장 점유율이다. 4G 시장에선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성장으로 국내 기업 점유율이 하락 추세였으나 올해 반등에 성공했으며, 5G폰 시장에선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 32.3%에서 2018년 18.4%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올 2분기 22.3%로 올랐다. 2분기 기준 전 세계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점유율은 81.6%에 달한다. LG전자도 16.8%로 2위를 기록했다. 2018년 기준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 점유율은 5%에 그쳤지만 5G 장비(올해 3분기)는 삼성이 2위(23%)로 1위 화웨이(30%)를 바짝 좇고 있다.
정부는 5G 전략산업으로 실감형콘텐츠,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등 5대 서비스와 장비, 스마트폰, 지능형 폐쇄회로(CC)TV, 드론, 로봇 등 10대 산업을 선정한 바 있다. 내년에는 이에 대한 분야별 후속정책을 상반기까지 마련해 체계적으로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디바이스나 서비스를 실증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확대 구축하고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기 위한 국가시범도시 세부 시행 계획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공공기관, 지자체 등에서 지능형 CC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교육 분야에 로봇을 시범 도입하는 등 공공분야에서 선도적으로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3,466억원이었던 5G 예산을 내년 6,5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 육성과 시장 활성화 지원 차원에서 5G 전파자원인 주파수도 추가 확보한다. 현재 2,680MHz폭을 2026년까지 5,320MHz폭으로 약 2배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한 융합서비스를 끌어내기 위한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공장 작업자 위치를 확인해 안전관리를 하는 등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5G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위치정보 규제를 손보는 과제 등이 우선 추진된다.
이 외에도 무역보험을 이용한 5G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방안도 나왔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무역보험을 통해 5G 특화전략 수립, 5G 기업들을 위한 별도 조직 구성, 수출금융 조달 등을 위한 맞춤형 상담 등을 제공한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5G 초기 성과를 지속하고 세계 1등 5G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신산업 발굴과 확산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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