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술로 소총 탄환과 공중폭발탄을 동시에 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10대 명품 무기’라고 군이 자랑하던 K-11 복합형소총 사업이 10여년 만에 결국 전면 중단됐다.
방위사업청은 4일 제124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K-11 복합형소총 사업은 감사원 감사 결과, 사업 추진 간 식별된 품질 및 장병 안전 문제, 국회 시정 요구 등을 고려해 사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심의ㆍ의결했다”고 밝혔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180여억원을 투입해 실전 배치된 K-11 소총은 그동안 중량 과다, 내충격성 미흡, 배터리 사용 시간 제한, 사격통제장치 균열, 비정상 격발과 같은 문제로 차기 소총으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2010년 일선 부대에 지급한 후부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올 2월 양산이 중단됐고, 올 9월에는 감사원 감사 결과 ADD와 육군, 방사청은 K-11 소총 개발 단계에서 운용시험평가 기준을 완화해 작전운용성능에 미치지 못하는 데도 기준을 충족했다고 판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20㎜ 폭발탄을 견디지 못하고 사격통제장치에서 균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실전 배치 당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K-11 소총은 세계 최초로 정밀 공중폭발탄을 운용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던 것과 달리 실전에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나 마침내 사업 중단이 결정된 것이다.
방추위는 이 밖에도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체계개발기본계획(안)과 ‘울산급 배치-Ⅲ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위한 체계개발기본계획(안)을 심의ㆍ의결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및 항공기 등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L-SAM은 사업비 사업비 9,700억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개발을 끝내고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양산 및 전력화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울산급 배치-Ⅲ는 3,000톤급 신형 호위함을 건조해 노후함들을 대체하게 된다. ‘배치’는 같은 급 함정을 건조하는 묶음 단위로, 숫자가 커질수록 성능이 개선된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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