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檢 도저히 이해 못할 선택적 수사” 靑 압수수색에 격앙

 

 “특검 통해 낱낱이 밝힐 것”… 윤석열 총장 항의 방문도 계획 

이해찬(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를 직접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 여권은 4일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여권은 ‘김기현 하명 수사 의혹’과 ‘유재수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선택적 수사’라고 규정하고, 검찰과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세웠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검찰에서 이뤄지는 여러 상황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선택적 수사”라며 “검찰이 결백하면 지금이라도 검ㆍ경 합동수사단을 꾸려 모든 증거와 수사 과정을 상호 투명하게 공유하고 검ㆍ경이 함께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 개혁이 왜 필요한지 잘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대표는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서라도 이 사건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청와대 전 행정관을 지낸 검찰 수사관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편파적인 수사와 ‘수사정보 흘리기’를 통해 청와대를 옥죄고 있고, 여기엔 검찰개혁을 막기 위한 목적이 숨겨져 있다고 판단하면서, ‘특검 카드’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의 4일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하고자 하는 자료들은 지난해 김태우 전 수사관 관련 사건 당시 이미 청와대가 자료 일체를 제공해 검찰이 확보하고 있는 것들”이라며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공정수사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검찰의 수사의 문제점을 당 차원에서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설훈 최고위원은 대검찰청을 방문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직접 항의할 계획도 밝혔다.

청와대는 전날 피의사실 공표를 하지 말라고 검찰에 공개 경고한 직후 압수수색이 단행된 것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고민정 대변인은 “오늘 서울동부지검이 압수수색으로 요청한 자료는 지난해 12월26일 ‘김태우 사건’에서 비롯한 압수수색에서 요청한 자료와 대동소이하고, 당시 청와대는 성실히 협조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청와대는 오늘 집행된 압수수색과 관련해 검찰과 협의해 제출이 가능한 관련자료를 임의 제출하는 등 협조했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다만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 김태우의 진술에 의존해 검찰이 국가중요시설인 청와대를 거듭 압수수색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입장에선 최근 검찰의 움직임을,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에 대한 항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