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폐기’ 초등 건설부지 매입해 교육ㆍ공연문화센터 등 건립
경북 구미지역 한 새마을금고가 쓰레기 투기장으로 방치된 초등학교 건설예정부지에 지역 주민 문화복지공간을 짓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구미 원남새마을금고 얘기다.
구미 원남새마을금고는 지난 3일 임시총회를 열고 구미시 송정동 3의 4, 1만㎡ 부지를 매입해 가칭 MG원남새마을금고복지센터를 건립키로 의결했다. 금고는 복지시설 건립을 통해 지역주민과 회원들을 대상으로 공익 목적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아파트재건축조합이 초등학교 건립 예정지로 남겨둔 곳이다. 하지만 학교건립이 무산되는 바람에 2008년부터 나대지로 방치돼 있다.
소유권자가 워낙 많아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때문이다. 1만㎡ 땅 주인이 무려 984명이나 된다. 아파트 재건축 당시 조합원들이 당시의 지분 비율에 따라 남은 땅의 소유권을 나눠 가지고 있다. 1인당 지분은 3.3~16㎡에 불과하다. 경계선도 따로 없어 984명이 모두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일부 몰지각한 주민들은 이곳에 쓰레기를 내다버렸고, 한쪽에선 텃밭을 일구기도 했다. 주택가 흉물로 전락한 셈이다.
원남새마을금고가 나섰다. 땅을 매입해 목욕탕과 웨이트트레이닝 시설, 공연장, 교육문화강좌센터 등을 콘셉트로 주민복지센터를 짓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인 건립계획은 부지매입을 완료한 뒤 지역주민과 금고회원 내부 여론수렴을 거쳐 정할 방침이다.
금고 측은 12월 현재까지 소유권자의 60%인 700여명으로부터 매각의사를 확인했다. 나머지 지주들에게도 연락해 이른 시일 내에 부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연락이 닿지 않거나 매각에 동의하지 않는 지주가 있을 경우엔 공유물 분할소송과 같은 절차를 통해 소유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김태학 원남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인근 금고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며 “앞으로 금고 설립의 목적에 맞게 지역주민과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최창필 구 학교부지해결방안 추진위원장은 “오랜 기간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옛 학교 부지 문제를 해결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지역 주민과 금고 회원들을 위한 새로운 시설로 거듭나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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