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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장관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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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장관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다”

입력
2019.12.04 11:57
수정
2019.12.0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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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硏 주최 국제문제회의 기조연설… “북한과 대화 경로 열려 있어”

“미중 간 협조적 경쟁 속 한국은 체스판 ‘나이트’ 역할”… 중간국의 전략적 가치 강조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비핵화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발언인 만큼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IFANS)가 ‘전환기 동북아 질서: 새로운 평화체제의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문제회의의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올 9월 제74차 유엔 총회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3대 원칙’을 상기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나의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전쟁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3대 원칙을 밝혔다.

해당 문구는 사전 배포된 발언 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보도가 나온 뒤 간밤에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최근 잇단 북한 고위 외교 관계자들의 대미 압박성 담화 발표와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사실을 거론한 뒤 “북한이 현재 위태로운 상황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적어도 대화 경로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분단의 어려움은 북한의 핵 개발 때문에 증폭되고 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계속 대화와 외교적 해법을 추구하고, 군사적 방위 태세와 준비 태세로 뒷받침해야 한다”며 “한미 간 공동 방위 태세 덕분에 북한과 탄탄한 토대 위에서 대화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와 협력해 북한이 계속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수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미ㆍ중ㆍ일ㆍ러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 간 협력의 정책적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설에서 강 장관은 미중 간 전략 경쟁 구도를 ‘협조적 경쟁’이라 칭하며 중간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미래의 국제관계 윤곽을 가늠하는 게 어렵다면서도 “미국과 중국이 핵심(key)”이라고 봤다. 강 장관은 “두 강대국 간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모든 파장이 규정될 것”이라며 “피할 수 없는 ‘투키디데스 함정’(신흥 강국의 부상에 기존 패권국이 두려움을 느껴 전쟁을 초래하게 된다는 이론) 속 현재와 미래의 패권국 간 충돌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 둘의 관계는 단순히 ‘냉전 구도’ 때와 같은 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는 게 강 장관의 평가다. 다양한 층위의 이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해관계를 공유하기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측면에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때문에 이들을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해 나가는 관계로 보는 게 현실적인 ‘프레이밍’이라는 게 강 장관 설명이다.

강 장관은 특히 동북아시아 지역이 미중 관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면서 특히 한국이 그 역학관계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했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적인 과제와 필요성 때문에 이 지역에서 한국이 맡아 온 역할을 언급하며 한국의 외교 핵심을 ‘평화(peace)와 상호 번영(prosperity), 사람(people)’으로 소개했다. 신남방정책의 ‘3P’다. 그는 한국과 같은 중간국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발언도 인용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한국과 같은 중간국들을 체스판의 ‘나이트’(기사)와 비교했다. 다른 말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나이트는 가장 전략적으로 여겨지고 심지어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강 장관은 “어떤 사람들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역학 관계 속에 끼어 있다고 보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한국이 동북아 지역은 물론 더 넘어서까지 목소리를 키워가는 능력 있는 중간국으로 볼 것”이라며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동북아의 지정학, 공존의 공간인가 충돌의 공간인가?’가 주제인 이날 제1분과회의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사회를 맡았고 미중 석학인 찰스 쿱스 미 조지타운대 교수와 옌쉐퉁(阎学通)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이 강연했다. 김준형 외교원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국제문제회의를 통해 동북아 지역의 신(新)질서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역내 평화와 번영을 논의하고, 나아가 국제사회에 의미 있는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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