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억의 여자’가 ‘동백꽃 필 무렵’의 흥행 배턴을 이어 받을 수 있을까.
4일 오후 첫 방송되는 KBS2 새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는 희망 없이 살아가던 여자가 우연히 현찰 99억을 손에 넣게 되며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당초 ‘99억의 여자’가 첫 방송 전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유는 동시간대 방송된 전작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의 유례없는 흥행 때문이었다. 지난 달 21일 종영한 ‘동백꽃’은 최종회 자체 최고 시청률 23.8%로 올 한해 방송된 지상파 미니시리즈 가운데 최고 시청률이라는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실로 뜨거웠던 ‘동백꽃’의 인기에 작품의 종영과 함께 시청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후속작인 ‘99억의 여자’를 향했다.
여기에 조여정, 오나라, 김강우, 정웅인, 이지훈 등에 이르는 캐스팅 라인업이 공개되며 작품을 향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지난 5월 개봉해 천만 영화에 등극한데 이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국내외로 큰 화제를 모았던 영화 ‘기생충’에 출연, 제40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며 올해 영화제의 ‘여제’로 우뚝 선 조여정의 활약은 무엇보다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99억의 여자’에서 주인공 정서연 역을 맡아 전작과는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예고한 조여정이 영화계에 이어 드라마계까지 접수할 수 있을지는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다. 이 같은 관심에 조여정은 지난 3일 열린 제작발표회 당시 “어떤 역할이든 항상 도전이었다. 연기하는 것 자체가 매 순간 부담스럽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올해 초 신드롬급 흥행 속 종영한 JTBC ‘SKY 캐슬’ 이후 ‘99억의 여자’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오나라의 활약 역시 흥행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극 중 조여정(정서연 역)과 미묘한 관계의 친구인 모태 금수저 윤희주 역으로 분하는 오나라가 자신의 인생캐릭터로 꼽히는 ‘진진희’를 뛰어넘을 또 한 번의 인생캐릭터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주인공 조여정과 김강우의 만남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 역시 ‘99억의 여자’로서는 기회다. 두 사람은 앞서 지난 2012년 KBS2 ‘해운대의 연인들’에 함께 출연하며 연기 호흡을 맞췄던 바 있다. 7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더욱 물 오른 두 사람의 연기 시너지가 기대된다. 실제로 제작발표회 당시 김강우 역시 “언제 다시 한 번 더 (조여정과) 함께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기대를 했다. 당시에는 소녀 같았는데 원숙해지고 연기를 할 때 막 던져도 편하게 다 받아준다.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며 두 사람의 단단해진 케미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스펜스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99억의 여자’는 로맨스, 휴머니즘 장르에 스릴러를 더하며 호평을 이끌어 냈던 ‘동백꽃’과는 또 다른 재미를 그려낼 전망이다. 조여정은 제작발표회 당시 “다음 주자로서 전작이 많은 사랑을 받아 좋다”면서도 “그렇지만 전작과는 결이 전혀 다른 작품이라서 보는 시청자들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사랑 받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며 ‘99억의 여자’만이 가진 차별점과 재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좀처럼 맥을 추리지 못하던 지상파 드라마들이 최근 잇따라 좋은 성적을 일궈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백꽃’의 흥행에 힘입어 지상파 드라마 부활 청신호의 선봉에 서 있는 KBS가 ‘99억의 여자’의 2연속 흥행으로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날 베일을 벗는 ‘99억의 여자’의 어깨가 꽤나 무겁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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