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오신환 원내대표직 박탈” 文의장에 공문 
 오신환, 직인 반납 안 해 권한 그대로 
오신환(가운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오신환 원내대표의 당원권을 정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그의 원내대표직도 함께 박탈된 것이냐, 아니냐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손학규 당대표는 지난 2일 문희상 국회의장 등에게 공문을 보내 ‘당헌ㆍ당규에 따라 오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이 박탈됐으며, 원내수석부대표인 이동섭 의원이 원내대표 권한대행이 됐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오 원내대표 측은 3일 평소처럼 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직을 박탈하는) 윤리위 조치는 법적ㆍ실효적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며 앞으로도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양 측 입장이 팽팽히 갈리는 이유는 소속 의원들이 경선에서 선출한 원내대표의 당원권을 정지하는 것이 유례 없는 일이라서다. 분당을 앞둔 바른미래당의 내분이 ‘막장’에 가깝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회 안팎의 대체적 해석은 당권파의 주장처럼 오 원내대표의 직이 박탈된 게 맞다는 것이다. 국회 상임위원장은 당내 경선에서 뽑히더라도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정식 선출되지만, 당 원내대표를 이에 견줄 순 없다. 원내대표는 당내 경선 승리만으로 선출이 확정된다. 더구나 고위 당직자가 당 공식 기구가 정식 절차를 거쳐 내린 결정을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오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직인, 즉 원내대표임을 증명하는 도장을 스스로 반납하지 않는 한 이런 이론이 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회가 나설 수도 없다. 국회 관계자는 “정당 내부 갈등에는 국회의장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의장으로서는 대표의원 직인이 누구에게 있느냐로 원내대표가 누구인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직인을 계속 오 원내대표가 갖고 있는 한 그의 원내대표 권한이 상실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2016년 비박(비박근혜)계인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천 주도에 반발해 당대표 직인을 갖고 부산으로 내려간 사건을 가리키는 ‘옥새 파동’처럼, 바른미래당판 ‘직인 파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스개도 오르내린다.

다만 당권파는 억지로 원내대표 직인을 빼앗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진다. 오 원내대표가 조만간 신당으로 당적을 옮기고 나면 자연히 해결될 일인 데다, 바른미래당의 이해가 걸린 긴박한 원내 협상 건도 당장은 없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원내대표직을 박탈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 윤리위를 이용해 징계한 쪽이나,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예고했으면서도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지 않는 쪽이나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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