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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관광도시 명성은 지켰지만… 홍콩 경제 끝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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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관광도시 명성은 지켰지만… 홍콩 경제 끝없는 추락

입력
2019.12.03 17:25
수정
2019.12.03 22: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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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 예상

홍콩 시민들이 주요 관광지인 침사추이 산책로에서 정부에 항의하는 ‘인간 띠’ 시위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홍콩 시민들이 주요 관광지인 침사추이 산책로에서 정부에 항의하는 ‘인간 띠’ 시위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7개월째 이어진 반중ㆍ반정부 시위 여파로 홍콩 경제가 갈수록 곤두박질치고 있다. 금융과 함께 경제의 양대 축인 관광산업 침체가 직격탄이 됐다. 일단 홍콩은 올해도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위가 더 길어질 경우 최고 관광도시의 명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홍콩의 10월 소매 매출액이 301억홍콩달러(4조 6,000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3% 폭락했다고 밝혔다. 1~10월 감소율도 9%나 됐다. 급격한 경기 위축은 과격 시위ㆍ진압이 계속되면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든 게 가장 컸다. 10월 방문객 수는 331만명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43.7%) 가까이 급감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이 발생한 2003년 5월 이후 최악의 성적표이다. 실제 관광 규모에 민감한 보석 등 고가품과 의류ㆍ신발 매출이 각각 43%, 37% 감소했다.

관광 부진의 불똥은 고용시장에도 튀었다. 현재 실업률이 3.1%까지 올랐는데, 특히 요식업종의 경우 6년 만에 최고치인 6.1%에 달했다.

올해 전체 경제전망 역시 밝지 않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작년에 비해 1.3% 줄어들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과 시위 사태가 경제에 이중고를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2004회계연도 이후 처음으로 재정적자도 예상된다.

정치ㆍ사회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홍콩은 가까스로 세계 1위 관광도시 지위는 지킬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 홍콩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2,67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물론 전년 대비 8.7% 하락한 규모이나 2위 태국 방콕(2,584만명)을 여유 있게 제쳤다. 홍콩은 지난해까지 9년 연속 가장 많은 관광객을 유치했다.

그러나 내년에도 기록이 이어지리란 보장은 없다. 홍콩을 찾는 본토 관광객들이 빠르게 줄고 있어서다. 중국 본토인들은 올해 홍콩 전체 방문의 78%를 차지했는데, 10월에만 45.9% 급감했다. 신문은 “시위가 본격화하기 전인 1~6월 사이 본토 방문객이 14% 증가한 덕분에 홍콩이 관광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즈웨이베이나, 침사추이, 몽콕 등 홍콩 관광명소들이 시위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도 해외 관광객들이 방문을 꺼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연말연시 관광 성수기를 맞아 주요 행사들까지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돼 회복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달 개최 예정이었던 세계적 와인축제 ‘와인앤다인’이 취소된 데 이어, 음악축제 ‘클락켄플랍’도 결국 열리지 못했다. 수만명이 참가하는 31일 새해맞이 불꽃놀이 축제 역시 작은 규모가 예상되고 춘제(春節ㆍ중국 설) 퍼레이드도 현재로선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 케이블 TV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오는 16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난다고 보도했다. 방중 기간 람 장관은 향후 홍콩 상황을 다룰 대응전략을 중국 지도부로부터 브리핑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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