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헌고 교감 “뉘앙스 달랐다” 반박
일부 전ㆍ현직 교사들이 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정치편향 교육’을 주장한 서울 인헌고 학생들을 지지하고 나섰다. ‘정치편향 교육은 없었다’고 결론 내린 시교육청에 사과를 요구하는 전국학생수호연합(전수연)의 1인 시위도 열렸다.
‘전국학생수호연합을 지지하는 교사모임’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시교육청 앞에서 전수연 지지 집회를 열었다. 전직 교사 박모씨는 “학생들은 교육감이 사과할 때까지 서 있겠다는데 교사로서, 엄마로서 어떻게 가만히 있나. ‘선생님이 우리를 정치적 노리개로 쓰고 있다’는 학생들의 말을 듣고 그들을 지키러 나왔다”고 밝혔다.
인헌고에서는 지난 10월 열린 학내 마라톤 행사에서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반일 문구’를 강요했고 수업 중 학생에게 “일베 아니냐”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시교육청은 같은 달 10월 22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인헌고 학생 전원과 교사들에 대한 특별장학을 실시했다. 이어 “학생들 시각에서 교사들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으나, 지속적이고 강압적으로 이뤄진 특정 정치사상 주입이나 정치 편향 교육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헌고 일부 교사들의 정치편향 교육 의혹을 제기한 전수연 대표 김화랑(18)군은 이날 “조희연 교육감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사상주입 했던 것을 ‘국민정서’라고 말하면서 우리를 ‘일베충’ ‘여성혐오자’로 낙인 찍었다”며 “우리는 진보나 보수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기본 교육을 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군은 특별장학 결과 발표 이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시교육청 앞에서 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전수연과 일부 교사들의 주장과 달리 인헌고의 입장은 확고하다. 이날 업무 차 시교육청에 온 나병학 인헌고 교감은 ‘학생들의 주장이 사실이냐’는 교사모임 관계자의 질문에 “담을 넘는 행위만 봐도 불을 끄려고 것일 수도, 도둑질을 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며 “뉘앙스가 다르고, 맥락을 보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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