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승부다. 승격 2년 만에 강등 위기에 몰린 경남과 1부리그 진출 ‘4수생’ 부산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정규 시즌의 막을 내린 K리그지만, 가장 중요한 두 경기를 남겨둔 셈이다. 축구 팬들의 눈은 이제 ‘낙동강 더비’을 향한다.
경남과 부산은 5일(부산)과 8일(창원) 열리는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ㆍ2차전에서 사생결단의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이 경기의 승자가 마지막 남은 2020년 1부리그 진출 티켓 한 장을 거머쥐게 된다.
양팀은 지난 2017년 ‘낙동강 더비’ 협약식을 맺기도 한 영남권의 대표적인 라이벌팀이다. 당시 1년 만에 경남이 1부에 승격해 더비전 스토리는 흐지부지됐지만, 공교롭게 K리그1을 향한 길목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해 준우승팀 경남은 인천과의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기며 승점 1점 차로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내몰렸다. 2018년 득점왕 말컹(25ㆍ허베이)의 이적, 주축 선수들의 부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병행으로 인한 피로 등 악재가 겹쳤다. 2017년 1부에 승격, 대구와 함께 K리그에 시도민구단 돌풍을 불러 일으킨 경남으로선 아쉬운 한 해였다.
하지만 다시는 2부리그로 내려갈 수는 없다는 각오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부산전에서 경남이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겠다”며 “선수들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뛸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13골을 기록한 장신 공격수 제리치(27), 중원 사령관 쿠니모토(22), 캡틴 배기종(36), 김승준(25) 등이 출격을 대기 중이다.
반면 부산은 최근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4년 만의 승격을 노린다. 부산은 지난 2015년 기업 구단으로는 최초로 2부에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절치부심해 복귀를 노렸지만 2017, 2018년 두 번 연속 승강PO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부산은 이번엔 기필코 1부리그를 밟겠다는 각오다. 광주에 다이렉트 승격을 내줬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호물로(24)의 결승골로 안양을 손쉽게 제압했다. 이번 시즌 13골7도움으로 부산의 공격을 이끈 이동준(22)은 K리그2 MVP을 수상했고, 든든한 측면 수비수 김문환(24)은 호물로와 함께 베스트11에 선정되며 상복까지 겹쳤다. 이동준과 김문환은 “올해는 무조건 승격으로 상승세의 방점을 찍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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