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달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한 인도의 달 착륙선 비크람(Vikram)의 추락 지점이 확인됐다. 추락 지점을 확인하기 위해 달 표면을 관찰해오던 인도의 한 아마추어 과학자가 비크람의 잔해를 발견한 덕분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항공우주국(NASAㆍ나사)은 이날 달 표면 수 킬로미터에 걸쳐 비크람호 잔해 약 20점이 표시된 사진을 공개했다. 비크람호는 본체가 크게 세 동강 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인도는 비크람을 실은 달착륙선 찬드라얀 2호를 발사했다. 9월 7일 찬드라얀 2호에서 분리된 비크람은 달 남극에서 600㎞ 떨어진 고원지대 착륙을 시도했으나 2.1㎞ 상공에서 교신이 끊겼다. 인도 당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네 번째 달 착륙 국가의 꿈을 접고 지난달 “착륙선 속도를 늦추는 제동기의 오작동으로 추락했다”며 달 착륙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다만 나사는 비크람과의 교신이 끊긴 뒤 달정찰궤도위성(LRO)을 통해 추락 추정 지역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왔다. 하지만 추락을 입증할 만한 비크람의 잔해는 발견할 수 없었다. 나사의 일부 과학자는 잔해가 그림자에 숨어 있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비크람 잔해를 발견한 인물은 놀랍게도 인도의 평범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샨무가 수브라마니안이었다. 자국 달 탐사선의 추락 소식에 달 표면을 관찰해오던 그는 추락 추정 지점에서 약 1㎞ 떨어진 곳에서 하얀 반점을 발견했다. 나사는 샨무가가 발견한 흔적을 토대로 비크람 잔해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샨무가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비크람 잔해를 찾고 있었다”며 “비크람 추락은 많은 사람들에 달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비크람의 모선(母船) 찬드라얀 2호는 현재도 달 궤도를 돌며 관측한 자료를 정상적으로 전송해오고 있다. 향후 7년간 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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