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정신과 전문의, “5세 아이가 성적 의도로 여아 괴롭힐 가능성은 적어”
“주위 환경으로 공격성ㆍ폭력성 생겼을 가능성도… 전문가 진단 받아야”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성남시의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또래 성폭력’ 사건은 성적 문제보다 폭력 등 괴롭힘에 더 주목해 가해 아동의 정신적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이에서는 성적 욕구나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5세 아이가 엄밀한 의미에서 성적 의도를 갖고 또래 여아를 괴롭혔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견해가 나왔다. 다만 이번 사건이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행동’일 수 있다는 의견과는 견해를 달리했다.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5~6학년 정도가 돼야 성에 관심을 갖는다”며 “이 사건은 성적 문제보다는 괴롭힘이나 폭력 관점에서 아이가 왜 이런 행위를 반복적으로 저질렀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대로 놔두지 말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특히 가해 아동의 성장과정과 주위환경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세훈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린이집 같은 반 여아의 신체에 손을 넣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행했다면 이는 성적 행위보다는 분노 표출일 가능성이 있다”며 “행동발달학적 측면에서 보면 가해 아이가 환경적으로 과격성, 폭력성, 공격성 등에 노출돼 있을 경우 자신이 경험한 것을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인지 기능과 공감 능력이 떨어지면 이런 사건을 저지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심 교수는 “대개 이런 아이들은 행동조절 능력과 공감 능력이 떨어져 자신이 저지른 일이 엄청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다”며 “어리기 때문에 범죄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의사입장에서는 아이를 관찰하고 평가해 과격성, 폭력성 등이 지속되지 않게 도와줘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 사건과 직접적 관련성은 없지만 성적 학대를 받은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또래 아이들에게 유사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며 “이 경우 성적 문제가 아니라 교육 부재인지, 아이의 정신적 문제인지, 가정의 문제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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