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시장 선거 무효소송엔 “시민 능멸하나” 반박
청와대 하명수사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선거에서 당선된 송철호 울산시장이 직접 반박에 나섰다. 그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소설”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송 시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지금 청와대 계시는 (문재인) 대통령부터 당시 (조국) 민정수석을 오래 전부터 아는데 그런 일을 할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명수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친한 자신을 울산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인 김 전 울산시장 주변을 수사했다는 의혹을 정면 부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김 전 시장 비위 첩보를 울산경찰청에 전달한 지난해 1월 울산의 한 장어집에서 송 시장이 청와대 특감반원,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과 만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 자리에서 김 전 시장 하명수사를 논의했다는 의혹이다. 송 시장은 “소설 혹은 가짜 뉴스다.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내려온 특감반원들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송 시장은 황 청장과 2017년 9월, 12월 두 차례 만난 것은 시인했다. 그러나 선거를 각각 9개월,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선거 관련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송 시장에 따르면 첫 번째 만남은 황 청장이 먼저 연락해 울산의 한식집에서 있었다. 그는 “처음 만나 약간 서먹서먹했고 주로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문제 얘기를 했다”며 “그 때는 내가 후보도 아니었다. 선거 얘기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자리에) 누군가 수행했던 것 같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만남은 첫 번째 식사 값을 황 청장이 냈기 때문에 보답 차원으로 울산의 한 삼계탕 집에서 이뤄졌다. 그는 “방이 아닌 일반 홀, 시민들 있는 데서 식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시장 비위 첩보가 청와대에서 울산경찰청으로 온 것이 2017년 12월 말이었기 때문에 두 번째 식사에서 관련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있지만 송 시장은 “첩보가 왔는지 전혀 몰랐다. 업무적인 얘기를 하려고 만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전 시장은 청와대 개입으로 자신이 선거에서 졌다고 주장하면서 울산시장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김 전 시장을) 선거에서 12.81% 차이로 이겼다. 시민의 신성한 주권 행사를 가볍게 여기고 능멸하는 것은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드잡이 식으로 현직 시장한테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마구잡이로 하는 것은 건전한 상식으로 볼 때 안타까운 일”이라고도 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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