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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없어도 괜찮아” 中 화웨이, 러시아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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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없어도 괜찮아” 中 화웨이, 러시아에 러브콜

입력
2019.12.03 09:56
수정
2019.12.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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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마케팅-러 기술 결합 美에 도전장

6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동통신박람회 ‘MWC 상하이 2019’ 행사장에 설치된 화웨이 광고판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6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동통신박람회 ‘MWC 상하이 2019’ 행사장에 설치된 화웨이 광고판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화웨이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로 연구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초과학이 튼튼한 러시아와 손잡고 차세대 기술 패권을 노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의 각종 연구소가 중국과 공동연구를 취소하자 중국 업체들이 수학 등 기초과학이 발달한 러시아 측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반대 급부로 중국의 마케팅 기법을 전수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화웨이가 러시아와의 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5월 미 상무부는 ‘안보상의 위협’ 이유를 들어 자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 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에 따라 퀄컴과 인텔 등 미 반도체 업체들은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이후 매출 감소를 겪게 된 관련 기업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상무부는 지난달 수출 금지 명령을 해제했지만, 화웨이는 러시아와 일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화웨이는 러시아 대학 및 연구소와 합작해 인공지능(AI) 분야를 비롯, 데이터 프로세싱, 클라우드 네트워킹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수개월 간 8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출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호 협력이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화웨이는 러시아의 수준 높은 기초과학을 이용하고, 러시아는 통신장비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화웨이의 마케팅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와 러시아 연구기관의 합작은 중국이 미국의 기술 패권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화웨이가 러시아에서 기대하는 것은 미래의 화두로 떠오른 AI다. 화웨이는 이를 위해 5년 안에 10만명의 개인 개발자와 100개의 소프트웨어 회사, 20개의 대학을 묶어 새로운 AI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6월 “2020ㆍ2021년은 중ㆍ러 과학 기술혁신 협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우리의 임무는 지식을 돈으로 바꾸고, 돈을 다시 지식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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