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이 1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소재 한 지인의 사무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리 첩보 수집 경위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수사관이 1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 출두 직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은 ‘백원우 별동대’인 그와 또 다른 청와대 행정관이 울산에 내려가 김 전 시장 관련 비리를 탐문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벌여왔다. 사실이면 ‘선거 개입’과 민간인 사찰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는 2일 의혹이 불거지자 “민정비서관실 직제상 없는 일을 하지 않았고, 특감반원 2명이 울산에 간 것은 검경 간 고래고기 갈등 파악차였다”며 전면 부인했다. “집권 2년 차에 행정부 내 기관 간 엇박자와 이해충돌 실태 점검 차원에서 실시한 대면 청취의 일환”이라는 게 청와대 해명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고래고기 사건은 울산경찰청이 압수한 고래고기를 검찰이 어민들에게 돌려주면서 갈등을 빚은 일이다. 대통령 친인척 관리 담당 특감반원들이 굳이 검경 갈등 때문에 울산까지 갔는지 의문이다.

청와대가 울산시장 관련 첩보를 넘긴 뒤 경찰은 9차례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백 전 비서관은 “그냥 경찰에 넘긴 것”이라고 했지만 잦은 보고 횟수로 보면 앞뒤가 안 맞는다. 경찰이 “사회적으로 민감하고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선 청와대에 보고하는 것이 통상적 절차”라고 밝힌 것과도 배치된다. 경찰이 청와대에서 받은 문건이 최초 제보 문건보다 내용도 충실하고 법률적 판단까지 담겨 있다고 한다. 누군가 내용을 보태고 편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검찰수사관의 죽음에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검찰의 무리한 ‘별건 수사’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여권에서는 검찰 수사가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법안을 좌초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움직임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이 추호라도 이런 의도가 있다면 엄청난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조국 수사’처럼 정쟁에 빠지지 않으려면 공명정대한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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