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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화웨이, 미국이 옥죌수록 ‘기술 자립’ 발판만 마련했다

입력
2019.12.02 17:21
수정
2019.12.02 21:5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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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美 기업 부품 없이 최신 스마트폰 제조 성공”

지난 6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동통신박람회 ‘MWC 상하이 2019’ 행사장에 설치된 화웨이 광고판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6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동통신박람회 ‘MWC 상하이 2019’ 행사장에 설치된 화웨이 광고판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의해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됐었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기업의 반도체 부품 없이 스마트폰 완성품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 사실이 1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 고조되던 지난 5월,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직격탄을 맞았던 게 오히려 화웨이를 기술 자립의 길로 이끌고 불과 6개월여 만에 그 성과마저 안겨준 셈이다.

이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기업 UBS와 일본 휴대폰 조사업체인 ‘포멀하우트 테크노 솔루션’은 지난 9월 출시된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 내부를 살펴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은 화웨이의 ‘메이트 30’ 시리즈로, 미국 애플사 ‘아이폰 11’의 경쟁 모델이다. 과거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했던 미국 기업 코보(Qorvo), 스카이웍스(Skyworks) 등의 부품이 단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WSJ는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 네덜란드 NXP세미컨덕터 등의 부품이 대체품으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16일 ‘안보상의 위협’이라는 이유를 들어 자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에 따라 퀄컴과 인텔 등 미 반도체 업체들은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이후 매출 감소를 겪게 된 관련 기업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상무부는 지난달 수출 금지 명령을 해제했다.

하지만 이는 ‘너무 늦은 조치’라는 게 WSJ의 지적이다. 거래 금지 기간에 화웨이가 미국 기업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미국 부품 0(제로)인 스마트폰’ 생산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사 SIG의 반도체 분석가인 크리스토퍼 롤랜드는 “최근 화웨이 경영진이 ‘미국 부품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하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화한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평했다.

이러한 현상은 화웨이를 금수 조치로 옥죄려 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뜻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BS의 핸들 존스 최고경영자(CEO)는 “화웨이가 미국의 공급망에서 독립했다는 건 이 회사를 고립시키려 한 미국의 전략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애초 의도와는 정반대로, 미국 반도체 기업들만 ‘실적 저조’라는 부메랑을 맞은 꼴이라는 얘기다. 화웨이는 “우리는 여전히 미국 부품을 선호한다. 다만 그 문제(미국 반도체 사용)는 우리 손에 달린 게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한편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딸이자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과 관련, “두 국가 간 싸움(미중 무역전쟁)에서 딸이 협상 카드가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 부회장은 현재 밴쿠버 자택에 구금된 채 미국으로의 신병 인도를 위한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미 검찰에 의해 은행 사기, 기술 절취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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