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제도 개선안’을 조건부로 수용, 자유계약선수(FA)제도가 1999년 도입 이후 21년만에 변화를 맞게 됐다.
선수협회는 2일 서울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총회에서 유효투표수 346표 중 찬성 195표, 반대 151표로 샐러리캡(총연봉상한제)을 제외한 KBO 제도 개선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대호(롯데) 선수협회장은 “KBO가 샐러리캡에 관해 명확한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KBO의 보충안 내용을 검토한 뒤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협회가 제도개선안을 수용하면서 KBO리그엔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핵심 쟁점이던 FA제도에 변화가 생긴다. FA 취득 기간이 1년씩 줄어든다. 현행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취득 기간이 고졸 8년, 대졸 7년으로 단축된다. 아울러 2020년 시즌 종료 후부터 신규 FA의 경우, 기존 FA 계약 선수를 제외한 선수들의 최근 3년간 평균 연봉과 평균 옵션 금액으로 순위에 따라 등급(A~C)을 나누고 이적 보상도 등급별로 완화한다. FA 자격 요건이 낮아지고 보상 제도가 완화되면서 선수 이적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에 FA제가 도입된 것은 1999년이다. 이후 우선협상기간 폐지 등 부분 수정은 있었지만, 등급제 도입 같이 대대적인 변화는 처음이다.
외국인선수도 내년부터 3명 등록에 3명 출전(현행 3명 등록 2명 출전)할 수 있다. 2021년부터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제도 도입된다. 구단별 투수 1명, 타자 1명씩 영입할 수 있고 연봉 30만 달러 이하에 다년계약을 맺을 수 있다. 부상자명단 제도도 생긴다. 내년부터 부상 단계별로 최대 30일까지 FA 등록일수를 인정하기로 했다. 선수 최저 연봉은 2021년부터 현행 2,7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오른다.
다만 샐러리캡 문제는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샐러리캡이 도입되면 선수 총 몸값을 일정한 금액에 맞춰야 해 선수 연봉이 기존보다 줄어들 수 있다. 이대호 회장은 “KBO가 샐러리캡 기준점을 제시하면 이에 관해 선수협회 이사들이 각 구단 선수들에게 의견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샐러리캡 상한금액은 물론 하한금액도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샐러리캡은 제도 개선안 통과 여부에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됐다. KBO 관계자는 “다음 이사회 때 샐러리캡 금액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