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28일 3대 동시 출격 이후 이틀 간격으로 한반도 비행
北 방사포 발사 뒤 감시 강화 가능성… ‘추가 시위 말라’ 메시지일 수도
미군 정찰기가 끊임없이 한반도로 날아오고 있다. 얼마 전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시험 발사를 전후해서다. 면밀한 대북 동향 감시에서 더 나아가 추가 무력 시위 차단을 위한 경고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일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국 공군이 주력 통신 감청 정찰기인 RC-135W(리벳 조인트) 1대가 이날 서울 등 수도권의 3만1,000피트(9,448.8m) 상공을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했다. 통신 ‘신호정보’(시긴트)를 주로 수집ㆍ분석하는 이 항공기는 한반도 전역 통신 신호를 감청할 수 있고 발신지 추적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조짐을 보일 때나 실제 발사한 뒤에 추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수도권 상공에 자주 나타났다.
리벳 조인트의 한반도 비행은 지난달 30일 미 공군 고고도 정찰기 U-2S(드래건 레이디)가 수도권과 강원ㆍ충청 상공을 비행한 지 이틀 만이다. U-2S는 일반적으로 휴전선 인근 20㎞ 고공에서 최대 7~8시간씩 비행하며 북한 쪽 60~70㎞ 지역의 군 시설과 장비, 병력 움직임을 촬영하고 유ㆍ무선 통신을 감청하는 임무를 맡는 항공기다.
북한의 방사포 시험 직전인 지난달 27~28일에는 EP-3E(해군), E-8C(조인트 스타즈), RC-135V(이상 공군) 등 미군 정찰기 3대가 이례적으로 한반도에 사실상 동시 출격하기도 했다.
통상 미군 정찰기의 비행은 미리 계획된 작전의 일환이다. 그러나 대북 감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정찰 빈도를 높였을 가능성도 있다. 추가 방사포 시험 동향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비행 빈도와 별개로 일부러 감시 활동을 노출시킨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는데, 정말 그렇다면 추가 시험이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담긴 경고일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오후 4시 59분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고, 포탄은 380㎞를 날아가 동해에 낙하했다. 정점 고도는 97㎞였다. 지난달 23일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 시험을 벌이기도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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