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수사관 잊어선 안 돼, 진작 책임졌다면 이런 일 안 생겨”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했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A 수사관의 죽음을 언급하며, A수사관 직속 상관이었던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의 책임 문제를 거론했다.
김 전 수사관은 2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전날 숨진 A수사관에 대해 “바로 옆 사무실에서 근무했고, 청와대와 검찰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해병대를 나와 씩씩하고 성격도 좋은 매력 있는 사람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전 수사관은 A수사관의 명복을 빌며, 그의 상관이던 백 전 비서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수사관은 “죄 받는다, (당신이) 사람이라면 이걸 영원히 잊으면 안 된다”며 “진작 책임을 졌다면 이런 일이 생겼겠느냐”고 백 전 비서관에게 요구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잘못한 걸 불라”고 말했다.
김 전 수사관은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과정에 백 전 비서관이 깊숙이 개입된 정황을 언급하며 “업무 대상도 아닌 김기현 전 시장 사건은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정작 이첩했어야 할 유재수(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는 왜 쌈 싸먹었냐(덮었느냐)”고 지적했다. 또 “김 전 시장 수사와 관련해 경찰에서 보고를 9번 받았다는데 그것이야 말로 불법사찰”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검찰 소환을 3시간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된 A수사관은 백 전 비서관이 직제에 존재하지 않는 별동대 형식으로 조직한 것으로 알려진 민정비서관실 감찰팀 소속이었다. A수사관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을 찾아 야당후보인 김 전 시장의 낙선을 목적으로 첩보를 수집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청와대는 A수사관을 포함한 별동대의 울산행에 대해 “검찰과 경찰 간 의견 대립이 있었던 고래고기 환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A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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