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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아이들 협상카드로 사용 말라” 정치권 작심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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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아이들 협상카드로 사용 말라” 정치권 작심비판

입력
2019.12.02 15:21
수정
2019.12.03 00: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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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 등 불발에 “정기국회 마비 유감, 부모들 외침 무겁게 받아들여야”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아이 부모들의 절절한 외침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며 정치권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본회의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전략으로 이른바 ‘민식이법’을 비롯한 어린이 안전관련 법안들마저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삼은 데 것을 직접 겨냥한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ㆍ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마비 사태에 놓여 있다”며 “입법ㆍ예산의 결실을 거둬야 할 시점에 벌어지고 있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들을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대 국회는 파행으로 일관했다”며 “민생보다 정쟁을 앞세우고 국민보다 당리당략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정치가 정상적인 정치를 도태시켰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또 “국회 선진화를 위한 법이 오히려 후진적인 발목잡기 정치에 악용되는 현실을 국민과 함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어 “오늘은 국회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이지만 이번에도 기한을 넘기게 됐다”며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 위법을 반복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들을 떠나 보낸 것도 원통한데 우리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며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된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쟁점 없는 법안들조차 정쟁과 연계시키는 정치문화는 이제 제발 그만두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입법 지연 상황이 길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컸다. 문 대통령은 “국가 예산은 우리 경제와 국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처리가 늦어지면 적시에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내외적 도전을 이겨나가는 데 힘을 보태며 최근 살아나고 있는 국민과 기업의 경제 심리에 활력을 불어 넣고 경기회복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예산안 처리에 국회가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ㆍ안전, 민생ㆍ경제를 위한 법안들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소중한 법안들로, 하루속히 처리해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걱정하는 국회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한ㆍ메콩 정상회의와 관련해 “아세안의 지지는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든든한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은 한결같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과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지지했다”고도 전했다. 아울러 “우리에게는 신남방정책을 더욱 성숙시키는 한편, 신남방ㆍ신북방 정책의 두 축을 함께 발전시켜 나갈 과제가 남았다”며 신남방정책이 북한과 유라시아를 무대로 하는 신북방정책과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교착 상태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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