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검찰 수사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미안하다는 내용의 자필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소속 A 수사관은 전날 오후 3시쯤 서울 서초구 소재 한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자필 메모에는 “총장님(윤석열 검찰총장)께 죄송하다”는 내용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수사관은 김기현(60) 전 울산시장 관련 첩보가 입수되던 무렵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이 정규 특별감찰반과 별도로 운영하던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했다. 청와대에서 경찰청을 통해 울산경찰청으로 관련 첩보가 내려가기 전인 2017년 10월 울산경찰청을 미리 찾은 바 있어, 하명수사 의혹을 풀어줄 키맨으로 지목됐다.
A 수사관은 같은 날 오후 6시 검찰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 있었다. 그는 청와대가 “민정비서관실 직원이 울산에 간 것은 김 전 시장 수사 때문이 아니라, 검찰과 경찰이 갈등을 빚은 고래고기 환부 사건 때문이었다”고 공식 대응하자, 검찰 수사에서 어떤 진술을 할지를 두고 고심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수사관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같은 시기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A 수사관과 친한 형 동생 사이었다고 소개한 뒤 “진작에 책임을 졌으면 이런 일이 생겼겠느냐”며 “특히 백원우(전 민정비서관) 당신은 이 직원을 잊으면 안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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