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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청년일자리 85%가 초단기인데…고용 좋아졌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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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청년일자리 85%가 초단기인데…고용 좋아졌다는 정부

입력
2019.12.02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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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0월 기준 청년취업자 증가 9만명 중 7만7,000명이 ‘주 17시간 이하’ 근로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 청년일자리센터 게시판에 취업의 염원과 희망을 담은 글귀가 가득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 청년일자리센터 게시판에 취업의 염원과 희망을 담은 글귀가 가득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는 최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서 ‘2005년 이래 최고 청년고용률(44.3%)’ ‘2012년 이래 최저 청년실업률(7.2%)’ 등 표현으로 올해 청년고용 지표가 호전됐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1년 전에 비해 늘어난 지난 10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 10명 중 8명 이상은 주당 근무시간 1~17시간의 ‘초단기’ 일자리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일보가 통계청의 고용동향 원자료(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월 청년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명 늘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주당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청년취업자가 6만1,000명(67.8%) 증가했다. 올해 취업자가 된 청년 3명 가운데 2명은 1주일에 36시간도 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저작권 한국일보]근로시간별 청년취업자 분포. 그래픽=박구원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근로시간별 청년취업자 분포. 그래픽=박구원 기자

특히 초단기 근로에 해당하는 주당 1~17시간 근무 청년취업자(10월 기준 42만명)는 1년 전보다 7만7,000명이나 늘어났다. 전체 청년취업자 증가분(9만명)의 85.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청년취업자 중 1~17시간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월 8.8%에서 올해 10.5%로 급상승했다. 반대로 주당 36시간 이상 일하는 청년 취업자는 1년 사이 2만1,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청년임시근로자가 4만6,000명(4.2%) 늘어나는 사이 상용근로자는 3만4,000명(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임시근로자보다 3배 이상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 청년층에서 질 좋은 일자리 증가가 부진한 셈이다.

실제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은 고용개선을 체감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수도권 4년제 대학 졸업생 김모(28)씨는 “최근 직원 58명짜리 기업에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고 1,700번대 수험번호를 받았다”면서 “취업 못한 청년은 적체되고 기업이 뽑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어떻게 고용지표가 좋아졌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취업포털업체 인크루트가 지난 8월 상장사 699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전년보다 5.8%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부의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취업 준비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청년고용 지표가 좋아지고 있으나 현장 체감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기업이 경력직을 수시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청년의 아르바이트 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는 것도 청년들이 고용 호전을 체감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초단시간 일자리인데도 정반대 진단을 내린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초단기 근로 청년이 늘어나는 배경에 인식의 변화를 꼽는 경우도 있다. 통상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 준비를 병행하면 이들을 실업자로 분류하는 ‘확장실업률’이 상승해야 하는데 지난 10월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0.5%로 오히려 2.0%포인트 하락했다. 주당 1~17시간 일하면서 “근로 시간을 늘리고 싶지 않다”고 답한 청년도 6만4,000명(20.7%)이나 늘어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을 하는 학생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지만, 일보단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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