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의 올해 순이익 규모가 작년의 4분의3 수준까지 떨어졌다. 불안한 업계 전망으로 생보사 매각 시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인수 분위기 역시 미지근하다.
1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19년 1~3분기 생명보험회사 잠정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국내 24개 생보사의 누적 당기순이익(3조573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25%(9,811억원) 감소했다. 보험영업손실이 지난해 대비 1조1,755억원 확대된 반면, 투자이익은 1,53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감원은 영업손실이 커진 원인을 수입보험료 규모가 크지 않은 가운데, 해약이 늘고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지급보험금이 약 4조원 정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9월 생보사 보험료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4%(2,85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투자이익은 지난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7,515억원) 등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데다, 전반적인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으로 인해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 3개 대형사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작년보다 9,059억원 줄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각각 7,680억원, 2,311억원 줄었고 교보생명은 931억원 늘었다. 외국계 모기업을 두고 있는 9개 생보사도 당기순이익이 1,498억원 줄었다. 중소형사와 은행계 생보사 순이익은 각각 149억, 597억원 증가했다.
보험 수요 포화와 저금리발 운용수익 악화 등으로 보험업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보험사 매각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금융그룹이 한국의 자회사인 푸르덴셜생명 매각 준비에 들어갔다. 중소형사 가운데 수익성이 높고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도 업계 최고 수준인 500%를 상회하는데도, 매각 소식이 나오자 업계에서는 한국 보험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올해 9월 매각을 공식화했지만, 올해 본입찰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잠재적인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우리ㆍKB금융지주 등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고,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도 최저 2,000억원 수준으로 기대보다 낮은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더 많은 생보사가 나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업계 전망도 좋지 않아 인수하는 입장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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