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 수용재결 인용… 풍납토성 복원 사업 속도감 날 듯
서울 송파구는 지난달 22일 서울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가 삼표산업 풍납공장에 대한 수용재결을 인용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송파구는 수용 개시일인 내년 1월 10일 이후 서울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서 산정한 보상금 544억원에 대해 삼표산업 측에 안내하고 소유권 이전 절차를 진행한다. 이는 송파구 책정 보상액 약 540억원보다 0.8%가량 늘어난 것이다.
삼표산업 측이 보상금을 청구하지 않더라도 보상금을 법원에 공탁하고 소유권은 송파구가 가지게 된다. 이와 관련해 송파구는 풍납토성의 서성벽이 잔존해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삼표산업 풍납공장의 이전이 가시화되면 풍납토성 복원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7년 삼표산업 풍납공장 부근에서는 다량의 백제 토기와 건물터, 도로 유적 등이 나오면서 풍납동 토성이 백제 한성도읍기(기원전 18년~475년) 왕성으로 추정돼 보호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2006년부터 송파구는 삼표산업과 협의해 서울 풍납동 토성 복원·정비사업을 위한 삼표산업 풍납공장 이전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2014년부터 삼표산업이 협의에 응하지 않고 거부함에 따라 송파구는 삼표산업 풍납공장 부지를 강제로 수용하는 절차를 밟았고 2016년 국토부는 이를 승인했다. 이에 삼표산업은 사업인정고시 취소소송을 제기해 서울 풍납동 토성 복원·정비사업은 보류됐다.
이후 2019년 2월 대법원이 삼표산업의 사업인정고시 취소소송을 패소 판결하면서 송파구의 손을 들어줬고 송파구는 현행법에 따라 토지보상에 나섰다. 출입공고, 물건조사, 감정평가 등의 법적 절차를 통해 약 540억원의 보상액을 책정한 후 지난 7월부터 여러 차례 손실보상액 협의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협의기한 만료일인 9월 9일까지 소유자 측인 삼표산업이 무응답으로 일관하자 송파구는 수용재결을 신청했다. 수용재결은 공익의 목적으로 토지·물건을 매입할 때 보상가격 합의 등에 실패하면 진행한다. 행정부가 처분에 대해 사법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수용재결 신청서를 접수 받은 서울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재결 신청서 열람·공고 △사업시행자·토지소유자·관계인 의견 제출 △조사 및 심리 △재결의 절차를 진행한 후 송파구의 손실보상액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지역주민과의 약속인 삼표산업 풍납공장 조기 이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한 풍납토성 복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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