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미국인 영어강사, 여성 추행
막으려는 시민에까지 주먹 휘둘러

가수 겸 작곡가 에이톤(본명 임지현)이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외국인을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 의경으로 복무한 임씨는 한 명을 지목해 경찰에 신고하게 한 기지도 발휘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오전 8시쯤 마포구 서교동의 한 주택가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미국 국적 30대 남성 A씨를 성폭행 미수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를 붙잡아 출동한 경찰에 인계한 것은 임씨다. 임씨는 범행 현장 인근 건물 안에 있다 피해 여성의 비명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A씨는 주먹을 휘둘렀지만 임씨는 업어치기로 넘어뜨린 뒤 몸으로 눌러 제압했다. 술에 취한 상태였던 A씨는 근처 학원 영어강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1층 자택에 있다가 소란스러운 소리에 바깥으로 나가보니 A씨가 피해자를 추행하고 있었다”며 “처음에는 ‘그만하라’고 말로 경고했지만 듣지 않아서 물리적으로 제압했다”고 말했다. 임씨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을 제압하기 위해 몰려든 5, 6명의 시민에게 십여 차례 주먹을 휘둘렀다.
임씨는 “위기상황에선 주변인들 중 한 사람을 정확히 지목해 신고를 부탁해야 한다는 대처법을 배운 적이 있어 주민 한 사람에게 경찰 신고를 부탁했다”고도 말했다. 이어 “A씨를 제압하기 위해 모인 주민이 대부분 고령이어서 먼저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유단자는 아니지만 의경으로 복무할 때 주취 폭력에 대응했던 경험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임씨 등에 따르면 당시 인근 교회에 있던 신도들과 공사장 노동자들도 A씨로부터 폭행 피해를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성폭행 미수뿐 아니라 폭행 혐의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에이톤으로 활동 중인 임씨는 가수 백지영 미교 이우 등의 곡을 작업했고 지난 2월 엠넷(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6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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