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개 법안 모두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대상에 넣어 놓고, 본인들 마음대로 국회를 좌지우지하겠다는 가공할 만한 정치기획에 영화 속 집단 인질극이 떠오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앞서 본회의 안건 199건에 대해 필리버스터 신청한 자유한국당의 행보에 대해 “한 명씩 석방하는 인질범의 수법과 비슷하다”며 이같이 규탄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은 국회에서 공존의 정치, 협상의 정치에 종언을 고했다”며 “이런 역대급 필리버스터 시도가 정치를 뒤흔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폭거”라며 “어린이 안전도, 서민 중산층의 민생도, 한국경제 활력 증대라는 본연의 역할에 대한 고려도 없는 행태”라고 날을 세웠다.
교섭 대상인 여타 정당에 대한 ‘신의’ 문제도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치에서 파트너에 대한 신의는커녕 넘지 말아야 할 금도를 넘은 행위를 한국당은 서슴지 않고 있다”며 “권모술수가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아이들의 어깃장 정치도 이렇지는 않다”고 한탄했다. 그는 “어떻게 이 모든 법안이 정쟁의 대상이란 말이냐”며 “단 한번의 양해나 사과도 없이 이렇게 정치해도 된다는 몰염치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왜 굳이 199건 전체를 필리버스터 대상으로 규정했냐’는 질문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황당한 대답을 내놨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그는 “이에 대해 ‘잘 몰라서 그랬다’는 뚱딴지 같은 대답을 들었다”며 “정말 몰랐다는 게 아니라 아예 민주당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미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 국회에서 향후 여야 협상이 결코 쉽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