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48)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팀을 K리그1(1부 리그)에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그에겐 아직 지켜야 할 약속이 남아있다. 췌장암 극복이다. 4기까지 진행된 상태로 극복 가능성이 희박한 건 사실이지만 팬들은 “남은 약속 하나(췌장암 극복)도 지켜달라”고 당부했고, 유 감독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은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B(7~12위) 최종전에서 경남과 0-0 무승부를 기록, 10위를 유지하며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상대팀인 경남은 11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면서 오는 12월 5일과 8일 K리그2(2부 리그)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부산과 홈 앤드 어웨이로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인천 팬들은 이날 경기를 보기 위해 버스 6대에 나눠 경기가 열린 경남 창원으로 몰려왔다. 열차 등 대중교통이나 개인 차량으로 이동한 팬까지 합하면 어림잡아도 500명은 훌쩍 넘는 원정 팬 규모였다. 경기 내내 목놓아 응원하던 이들은 무승부로 잔류가 확정되자 커다란 현수막을 들어올렸다.
‘남은 약속 하나도 꼭 지켜줘.’ 유 감독이 췌장암과 끝까지 싸우겠단 약속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서 유 감독은 이 현수막이 언급되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어떤 결과가 나오고 어떤 기적이 일어날 지 모르겠지만, 나 또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지를 갖고 힘들더라도 잘 이겨내겠다”고 전하면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시즌에 대비해야 할 인천의 과제도 함께 전했다. 유 감독은 승강제 도입 이후 하위권에서 전전하며 매년 강등 위기를 겪고 있는 인천에 대해 “지속해서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내년만큼은 이런 일이 없게 선수단과 스태프 모두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창원=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